책소개
치밀하게 꽉 짜인 구성의 긴장감 있는 소설을 발표해 온 작가 전성태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오늘날의 혼탁한 시류에 맞서, 생동감있는 언어로 삶의 현장을 찾아나서는 8편의 소설이 묶여 있다. 개성있는 소설적 장치, 정교한 구성, 허점을 찾기 어려운 촘촘한 문장이 '말의 묘미'를 좇는 작가의 차분한 힘을...
‘국경을 넘는 일’ 나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제목을 보고, 탈북자의 이야기 일 것 이라는 생각을 했다. 국경을 넘는 다는 것은 분단된 국가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가장 많이 들어본 사례가 탈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배경은 국경이었지만 그 국경은 북한과 남한 또는 북한과 중국사이의 국경이 아닌 캄보디아와 태국사이의 국경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주인공인 ‘박’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는 꼬마아이가 분 장난감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는 갑자기 뛰게 된다. 그러다가 공안원들에게 체포당하고 문화재 사범이나 밀수범으로 오해를 받게 되어 취조를 당하지만 30여분 만에 풀려나게 된다. 그 후 동독 출신인 ‘얀’을 만나게 되는데 얀과는 분단된 국가와 북한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어린아이들이 많이 희생된다는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우리 주위의 사람들 가운데 국경을 넘어 본 경험을 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매우 많을 것이다. 다들 비행기를 타거나 기차를 타고 여기저기 많이 다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경을 걸어서 넘어 본 경험을 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로서는 국경을 걸어 넘는 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국경’하면 북한과 남한을 가르는 휴전선이 생각나고, 죽음에 공포감이 형성된다. 이는 비단 나 혼자만의 사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국경을 걸어 넘어간다는 것을 생각할 때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나라의 국경을 걸어 넘을 땐 어떨까? 이 조차도 쉽게 상상되진 않는다. 전성태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상상을『국경을 넘는 일』이란 책에 담아냈다.『국경을 넘는 일』은 한국인 ‘박’이 외국인 동행자들과 함께 캄보디아의 국경을 걸어 넘어 태국으로 가면서 겪는 일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국경에 대해 한 번 고찰해 볼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