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특히 한국문학의 달인들이 충실한 해설을 제시함으로써 근본적인 문학 감상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제3권 『치숙』에서는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 이후까지 당대 현실의 모순을 신랄하게 풍자한 채만식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치숙’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어리석은 숙부라는 뜻인데 숙부를 왜 어리석다고 하였는지 궁금해져서 그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의 숙부인 아저씨는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결국 감옥에 가게 된다. 그렇게 감옥살이 생활을 하다가 5년 후에 병으로 인해서 풀려나게 되었다. 하지만 풀려난 아저씨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현실은 집에 박혀서 글이나 가끔 쓰는 거의 백수와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아저씨와 정반대의 생각을 하는 주인공은 이 책의 시대에서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통제하던 일본을 따른다. 그는 한 식당에서 일하며 아저씨를 한심하게 본다. 이 책에는 아저씨와 부조리한 사회 간의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아저씨는 사회주의 운동을 통해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 사회는 그렇지 않고 무조건 정부를 따라야 하는 부조리한 사회였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아저씨는 사회주의 운동을 하였지만, 실패하였다. 난 아저씨가 물론 아프기도 하고 이미 감옥도 갔다 온 상태긴 하더라고 진심으로 ‘새로운 사회에 개혁을 원했다면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더 열심히 더 강하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1. 줄거리 내용 요약
‘나’는 일본에서 대학도 다녔고 나이가 서른셋이나 돼서도 영 철이 들지 않는 아저씨가 딱하기만 하다. 아저씨는 착한 아주머니를 친정으로 보내고 신교육을 받은 여성과 살림을 차린다. 그런데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잡혀가 5년 만에 풀려난 아저씨는 감옥에서 악화된 폐병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다. 아주머니는 아저씨가 감옥에 있는 동안 식모살이를 하면서 어렵게 번 돈으로 무려 3년 동안이나 병간호에 지극한 정성을 쏟는다.
줄거리
‘나’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상점의 직원으로 친일적 태도를 바탕으로 개인적 성공을 꿈꾼다. 이런 ‘나’의 시각에서, 대학까지 나와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감옥살이를 하고 지금은 폐병으로 고생하는 아저씨는 무능하고 어리석다. ‘나’와 아저씨는 ‘나’의 계획, 세상 물정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대화가 어긋날수록 ‘나’는 아저씨의 삶이 쓸모없다며 폄하한다.
채만식 작가를 떠올리면 흔히 탁류와 태평천하 같은 장편소설이 곧잘 생각난다. 하지만 그는 장편 소설 이상으로 단편 소설에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두 소설은 당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난과 풍자가 유머러스하게 섞여있다. 암담한 현실과 그 현실에 굴복하고 절망하는 인간상이 등장하면서도 그 이야기를 무겁게 꾸미지 않아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 치숙은 어리석은 아저씨란 뜻이다.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화자가 이어가는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빠르게 진행되지만, 화자 스스로가 보고 싶은 점만 보고 말하고 싶은 이야기만 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잃는다. 그렇기에 깜빡하면 화자의 말이 다 옳다고 독자들이 느끼게 될 수 있으나 자세히 잘 살펴보면 작가는 화자 역시 비난의 대상임을 놓치지 않고 독자들은 작가의 의도를 잘 헤아릴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딱 보았을때, 제목을 보고 ‘치숙’이 무슨 뜻일까, 왜 책 제목이 치숙일까, 하는 생각들이 많았다. 평소에 읽어보았던 책도 아니고 책 제목만 보면 정말 흥미롭고 궁금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중, 치숙이 무었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나’ 가 경제학을 공부하고 사회주의자인 아저씨를 두고 ‘치숙’이라고 부르며 아저씨를 무시한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일제 시대를 바탕으로 하며, 아저씨와 ‘나’의 갈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는 일제에 대해 순응하고 현실에 만족하는 인물로서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여 인생을 바꾸고자 하는 친일파이고, 이에 반해 아저씨는 일제에 대항하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일단,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의 역사가 안타깝다고 느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우리나라의 역사에는 일제 강점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였지만, 친일파와 친일파가 아닌 자가 나누어지는 것을 보고,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역설법, 모순, 아이러니. 나는 이런 말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아무 생각 없이 표면적인 부분만 보았을 때는 알지 못했던 진리를 역설, 모순을 통해 확실히 와 닿게 해주니까. <치숙>도 그런 점에서 굉장히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1인칭 시점이면 그게 주인공이든 관찰자든 일단 ‘나’라는 이의 시선과 생각에 저절로 이끌려간다. <치숙>의 ‘나’가 ‘삼촌’을 비판하는 시선을 따라가며 그렇구나 한다. 아무런 생각이 없으면 고개를 끄덕이겠지. 하지만 작가가 궁극적으로 비판하고자 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인 ‘나’이다. 생각을 해보면 그걸 금방 알 수 있다.
나는 <치숙>을 읽으면서 ‘나’라는 아이가 굉장히 안타까웠다. <사랑손님과 어머니>에서도 주인공이 어린 아이라 작품이 더 순수하고 맑았는데, <치숙>은 그와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똑같이 어린 아이라서 일제 강점기지만 아이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현실일 줄 알았는데 ‘나’는 이미 현실을 알아버린 것 같았다.
‘치숙’은 1936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단편 소설이다. ‘나’는 아저씨를 ‘치숙’으로 표현하며 무지한 눈으로 바라보며 자신만이 옳고 아저씨는 불한당이라는 등 무지몽매한 눈으로 아저씨를 바라보는데, 여러 대목에서 굉장히 반어적이고 풍자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치숙’은 서술자인 소년이 혼자 내뱉는 형식으로 시작하여 끝난다. 이 작품은 일제시대, 즉 우리나라가 ‘일본’에 어마어마한 수탈을 당하며 인간만도 못 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저씨’는 대학을 나와 경제학을 배우고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일제 강점기의 지식인이고, ‘나’는 어떻게 해서든 성도 갈아치우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을 하여 인생을 좀 바꿔보려는 무지한 소시민이다. 이 무지한 소시민이 지식인을 멍청한 불한당이라느니, ‘치숙’이라느니 하며 비난하고 무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이 소설은 비판적이면서도 반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이에 가끔 웃음이 나기도 한다.
얼마 전 친한 후배와 언쟁을 벌인적이 있다. 그 발단은 필자가 “나는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부른다고 확신해”라는 말을 꺼낸것에서 비롯됬다. 이 말에 대해 후배는 “인생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우연’이라는 요소는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더라도 부정적 결과에 도달할수도 있다.”고 했다. 한참을 옥식각신 하던 중, <치숙>이라는 작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람들은 다양하게 저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사회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관들은 공존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서로 다른 인간이 모여 사회를 꾸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서로 다른 가치관들이 철저한 대척점에 서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갈등의 형태로 표출되면 개인간의 문제일 경우 언쟁이, 국가간의 문제일 경우 극한의 상황에는 물리적·경제적 충돌이 되는 것이다.
채만식이라는 작가의 능청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작품이었다. 누가봐도 이 작품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인물을 풍자하고 있다. 하나는 사회주의라는 이상을 쫓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아내에게 이기적으로 대하며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처지에 있는 아저씨이고, 다른 하나는 오로지 물질적인 이익과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 ‘나’다. 두 가지 모두 풍자의 대상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편들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다. 다만 이 작품에서 풍자의 대상이 되는 인물 중 ‘나’라는 인물에 대한 풍자가 유난히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게 부역했던 친일파, 민족 반역자들을 완전하게 청산하지 못한 아픈 과거가 있다. 나는 이 역사적인 사실을 누구의 잘못이나, 혹은 현대 정치 세계에서 어떤 세력의 원죄를 책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싶지 않다. 현실 세계에서 두 가지 팽팽한 주장이 맞서고 있다
굉장히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어떠한 단편이나 소설을 읽으면 합리적인 인물이나 절대적인 선에 대한 기준이 보통 세워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황순원 작가의 단편 소나기를 읽으면 어리고 순수한 남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인해 사랑이나 막연한 선과 같은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어도 기적적으로 아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그런 결말을 만든 작가의 선의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나는 중심인물이 되는 ‘나’와 아저씨의 경우 둘 다 어떠한 선의나 합리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선이 느껴지는 쪽을 고르라면 아저씨다. 적어도 아저씨는 가족에게 소홀하고 이기적으로 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신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 작품의 서술자이자 관찰자인 ‘나’의 경우에는 신념이라고 할 것도 없다.
우수독후감 모음집입니다. 모두 네 편이 실려 있습니다.
![[독후감] 치숙](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23/07/01/data28708979-0001.jpg)
![채만식 소설 [치숙] 감상문](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18/01/30/data20398721-0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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