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가슴이 더욱 메이며, 또다시 조심스럽게 종이에 싸서 제 가족들이 있는 문 밖으로 내다 버린다. ... 어미거미마저 새끼거미가 있는 문밖으로 어찌할 수 없이 쓸어버리며 심적으로 아파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가족을 해체시킨 시인백석은 월북한 이후 많은 동화를 썼다고 한다. 신경림 시인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백석의 동화집이라는 글도 본 듯하다.
수라(修羅)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차디찬 밤이다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나는 가슴이 짜릿한다나는 또 큰거미를 ...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백석의 시 ‘수라(修羅)’는 거미라는 조그만 동물을 통해 애틋한 가족애와 ... ‘수라(修羅)’는 또한 시의 일반적인 특징인 함축적이거나 상징적인 단어들을 배제하고 마치 한편의 짧은 이야기를 풀어 쓴 것 같은 독특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백석 - 수라(修羅)* 백석의 생애1912년 태어남. ... 또한 '수라(修羅)'는 내면의 심리를 객관화 시킨 묘사로 보고 있으며, 백석의 시의 공통점으로 대상을 객관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 여기서 거미는 작가에 의해 차디찬 문밖으로 쓸려버린다. 그리고 뒤이어 오는 큰 거미도 마찬가지고 새끼 거미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우리 민족을 대변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