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권의 역사는 어떻게 이루졌는가! 문화사의 대가 린 헌트 교수의 인권 개념 탄생사인권에 대한 역사서『인권의 발명』은 오늘날 우리가 관습적으로 받아들이는 인권의 역사를 독특한 문화사적 관점으로 서술한다. 인권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와 그것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에 대하여 프랑스사의 최고...
21세기인 현재 선진국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인권이라는 단어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세계 인권 선언」이 만들어진 것은 60년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현재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하게 된 것은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보편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는 인권이 그 중요성에 비해 다른 사회적 가치보다 역사가 짧았던 이유는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공감을 전제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권의 발명』의 저자 린 헌트는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 이러한 인권이 어떻게 해서 발생하게 되었는지 추적해보고 그것이 어떤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저자는 초기의 인권 개념이 소설을 통해 성립되었다고 주장한다. 인권이 타인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내면적인 감정에 기초하여 성립된다고 가정했을 때, 18세기의 대중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그 등장인물에 대해 감정이입을 하게 됐고 이것이 타인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서 자주 그리고 계속해서 숙고하면 숙고할수록 점점 더 새롭고 점점 더 큰 경탄과 외경으로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 것이 있다. 그것은 내 위의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안의 도덕법칙이다. 나는 그것들을 눈앞에서 보고 그것들을 나의 실존의식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킨다.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view/ace/9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칸트가 한말이라고 한다. 난 이말 에서 윤동주의 서시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종류의 결연함을 느낄 수 있다. 하늘에 비추어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이야말로 인간이 마땅히 추구할 만한 것이다. 신이 아닌 인간의 내면 의식 속에 저 변치 않는 하늘과 견줄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나를 설레게 한다. 인간의 도덕률은 언제나 인간의 곁에 있었다. 사막의 별들이 여행자를 이끄는 길잡이가 되고 목동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듯이 인간에 내재된 선한 본성은 인간의 삶과 함께했다. 종교의 경전, 사회적 관행 속에서 이런 본성의 발현을 볼 수 있다. Bertrand G. Ramcharan, Contemporary Human Rights Ideas, Routledge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별자리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듯이 다양한 문화 속에서 이 선한 본성은 다양한 모습으로 발현되어 왔다. 이 선한 본성이야말로 인권의 뿌리이다. 그러나 우리가 인권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선한 본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하였듯 인간의 선한 본성은 항상 발현되어 왔으나 현대에서와 같이 그것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가치로 인식되는 것은 18세기 이후의 특별한 현상이다. 인권의 형성과정을 쫓는 것은 인간의 선한 본성이 현재와 같이 사회 속에서 관철되게 된 과정을 쫓는 것이다. 한 집단에 혹은 한 종교에 매몰되어 있던 인간의 선한 본성이 자신의 이름을 획득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과정을 쫓아가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집단의식 속에 묻혀있던 개인은 어떻게 스스로 위대해지고 스스로의 내면적 도덕을 감히 하늘에 빗댈 수 있는 거인으로 재탄생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인권이라는 개념을 ‘발명’되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인권이 ‘발명’된 개념은 아닌 것 같다. 인권은 고대, 아니 원시사회부터 늘 존재하던 개념이었던 것 같다. 인권은 ‘발명’이 아닌, ‘발전’된 것이며, 또한 ‘발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에 들어서야, 인권이라는 개념과 혁명운동이 시작되었다. 인간의 감성 즉, 측은지심 같은 감성이 그보다 더 앞선 과거인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걸까.
원시시대에도 인권이 존재했다. 지도자가 없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각자의 권리와 의무가 존재했다. 그들은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도구의 발명을 이뤘고, 다음세대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발휘했다. 농업혁명이 일어나고, 청동기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차즘 계급의 분화가 시작될 때에도 일정한 법을 세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주고자 했다.
인권의 확산, 그 부정할 수 없는 순환성 -인권의 발명을 읽고-![린 헌트 [인권의 발명] 서평](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18/01/17/data20371071-00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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