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른이 되면』은 최근 차별 금지법을 대표 발의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과 그의 발달장애인인 그의 동생 장혜정의 과거 이야기이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유명 유튜버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장혜영은 사회에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때로 행복하고, 때로 힘들게 살았지만 그의...
책을 보다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재밌고 짧은 이 한 문장에는 대한민국에서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살아가는 현재의 어려움과 미래를 향한 걱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런 고민을 딱히 한 적이 없다. 늘 지금처럼 열심히 살면 엄청 넉넉하진 않아도 하고싶은 일 하면서 비교적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마흔이 되기전에 작은 집 하나, 차 하나 마련하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가끔 여행도 다니는 그런 삶 말이다. 딱히 생존 문제로 걱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저 한 문장에는 발달 장애인들의 안전과 생존 문제와 관련한 어려움이 가득 내포되어 있어 곱씹을수록 마음이 아픈 문장이다. 그러면서도 보란 듯이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나란히 손잡고 걸어가는 자매의 모습을 응원하게 되고 보란 듯이 예쁘게 나이 들어 주었으면 하는 희망이 담긴 문장이다.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혜영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정치인들과 함께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그녀를 보고 그녀에게 관심이 갔다. 그녀에 대해 알아보던 중 그녀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장애인 동생과 함께 생활한 일상을 그린 『어른이 되면』이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읽기 시작했다. 한번 손에 잡은 책에 난 순식간에 몰입되었다. 책을 읽기 시작한 그날 책에 푹 빠져, 그녀와 그녀의 동생에게 푹 빠져 끝까지 완독하였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무지에서 비롯된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나마 사라졌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편견과 차별은 알아야지만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알아서는 오히려 그 편견과 차별이 심해질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몇 년 전 유행했던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이 책에 대해 지금부터 소개하고 나의 소감을 이야기하려 한다.
이 책은 사실에 기반을 두어 쓰였으며, 발달장애인의 ‘탈시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탈시설’이라는 단어 자체를 몰랐다. ‘탈시설’이란 발달장애인이 장애인시설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장애인수용시설에서 18년간 살다 서른 살이 되어서 시설 밖으로 나와 언니와 함께 살면서의 이야기이다. 등장인물은 저자의 동생이자 발달장애인이며,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혜정과 그녀의 둘째 언니이자 그녀를 시설 밖으로 데리고 나온 혜영이다.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이다.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인 정민, 혜영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촬영 제작진인 은경, 혜영의 친구이며, 혜정의 음악 과외 선생님인 인서, 장애 전문매체의 기자 한별, 장애인 탈시설 인권운동단체의 활동가인 준민이 있다.
이야기의 처음은 어린 시절이다. 저자는 그녀의 발달장애인 동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 세상에는 태어나는 것만으로 자랑스러운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는데, 자신의 동생이 그런 아이라고.. 이 말은 가슴 아프지만 많이들 공감할 것이다. 사람들이 임신하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진 않을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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