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욕망으로 순수한 마리아를 남몰래 사랑하고, 사춘기 아들 레몽은 호기심으로 아름다운 연상의 여인 마리아에게 끌린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마음속 황량한 사막 안에서 천천히 시들어가는데…. 작가는 운명의 잔혹함과 사랑의 비극적 아름다움을 그려내며, 고립된 인간 존재들 사이의 소통 불가능을 탐색했다.
보르도에서 명망 높은 쿠레주 정신의학박사는 일 밖에 모르는 아버지다. 가족과의 식사 중에도 대화에 섞이지 않는다. 그의 속을 모르는 가족들은 그에게 서운함을 감히 표현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환자인 마리아 크로스(Maria Cross)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가 가장 행복해 할 때는 마리아를 진찰하러 가는 날이다. 그가 사랑하는 마리아는 주변사람들의 말들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상한 소문으로 마을에선 거의 창녀가 되어가고 친구라고 생각했던 여자에게서도 뒤 담화를 들어야만 했다. 게다가, 그녀의 하나뿐인 아이가 죽으면서 마을에서 도는 소문의 정도는 심해졌고, 그녀는 아이의 무덤에 가는 일이 아니라면 거의 집에 갇혀 지내듯 살았다. 그녀의 과거사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쿠레쥬 박사는 오히려 그녀를 ‘성녀’라고 여기며 그녀에 대한 사랑을 더 키워나가고 있었다. 쿠레쥬 박사가 그녀만을 신경 쓰며 가정에 소홀해 하고 있을 때, 아들인 레몽 쿠레쥬 역시 가정에서 소외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