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거친 풍파를 이겨낸 사내의 글에는 시원한 바다내음이 가득하다!『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는 소설가 한창훈의 글쓰기가 어디에서 출항하여 어디에 닻을 내리는지 그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산문집이다. 한창훈의 작품을 두고 바다와 섬, 항구 사람들의 질펀한 삶의 애환을 빼면 설명하기 어렵듯이, 이번...
* ‘한창훈 나는 왜 쓰는가’의 배경
‘바다 출신 작가’인 한창훈 작가의 글을 읽으면 ‘어느 섬 갯바위에 홀로 올라 낚싯대를 떨어뜨리고 앉아있을 내가 떠오르는’ 장면처럼 무심하고 쓸쓸한 섬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눈으로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홀로 그려지는 작가의 ‘섬’은 육지의 산골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는 그저 그림일 뿐이지만 어느 바다보다 아름답게 다가온다.
저자는 ‘거문도’라는 섬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작가가 되어 다시 그 섬으로 돌아왔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그 섬은 ‘푸른 바다 한가운데 익사 모면할 정도의 몇 뼘 땅’으로 그가 섬으로 돌아온 이유가 참으로 작가답다.
p. 109
‘내가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어쩌면 단순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 일과는 아주 단순하다. 새벽 기상.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가늠하기. 담배 피우면서 그냥 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