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혼자서 완전하게』의 저자 이숙명은 고등학생 때부터 혼자 살아온 25년 차 프로 독거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상을 솔직하게 기록하면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 거치는 순간이 아닌 그 자체로 완전하고 가치 있는 ‘혼자만의 시간’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그 시간을 겪으며 발견한 ‘혼삶’의 즐거움을...
1인분의 완전한 삶을 위하여
나는 혼자 산다. 그리고 혼자 일한다. 외부 세계의 영향을 최소화한 시스템이다. 하기 싫은 일을 되도록 하지 않고 만나기 싫은 사람은 안 만나고 누구의 허락도 없이 떠나고 싶을 때 떠난다. 그런 삶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오래 노력했다. 자유로운 단독자로 살겠다고 결심하자 삶은 한결 단순해졌다.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자유.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여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가능성. 한 시간 후의 일부터 10년 뒤의 일까지 하나만 생각하고 계획하면 되는 간편함은 이제 내 인생에서 지켜야할 가장 소중한 가치가 되었다. 또박또박 월급 나오는 회사, 나 대신 요리와 공과금 처리를 맡아줄 동거인, 남아도는 애정을 소모할 수 있는 자녀 같은 존재가 내 삶을 얼마나 더 윤택하게 만들어줄지 몰라도 그것을 위해 내가 가진 것들을 희생하고 싶지는 않다.
얼핏 이기적이고 게으르게 들리겠지만 나는 내게 적합한 이 구조가 최대한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다. 통장 잔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일을 만들어내고, 너무 오래 고립감을 느끼거나 불필요한 관계에 치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언제나 나 자신을 내 세계의 중심에 두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를 처음 만나게 된 건 몇 해 전, 환경과 관련된 잡지 기사에서였다. 워낙 글을 시원시원하게 사이다처럼 쓰는 스타일인 저자의 글은 나를 단번에 사로잡았고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걸 보고 뺏어 읽게 되었다. 저자는 내가 원하는 삶을 이미 오래전부터 살고 있었다. 해외에서 글을 쓰며 여행을 하는 사람. 글을 쓰며 원하는 곳에서 있는 사람. 그리고 혼자인 사람. 또,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사람. 나도 작가의 삶을 꿈꿨지만, 저자처럼 강단 있게 결심을 하고 나선 적은 없었다. 하긴 저자가 잡지사에서 오래 일한 경력이 있으니 프리랜서로 글을 쓰는 일이 나보다는 쉽게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직하게 계속 나아간 저자가 부럽다. 그 뒤에 숨겨진 밀도 높은 노력이 있었기에 저자가 꿈꿨던 글을 쓰며 먹고사는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