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 쓰는 아버지가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에게 한 일!
근호는 오십대의 잡지사 평사원입니다.
시를 좋아하는 근호는 잡지사 주간에게 문단적으로 십여 년 선배이나 잡지사에선 후배로 그에게 머리를 숙여가며 일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가난한 가정을 책임져야하는 아버지로서...
그래서 아들 정선이가 시를...
백치 아다다, 병풍에 그린 닭이 등의 대표작을 남긴 계용묵의 단편소설 시는 시인인 아버지가 시인이 되고자 하는 아들을 말리는 부자간의 갈등을 그린 이야기다. 이야기의 시작만 하더라도 주인공 근호는 출근 전 거울 속 자신의 흰 수염을 바라보고 세월을 한탄하기에 늙어가는 자신의 신세를 안타깝게 여기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근호가 이런 생활을 하고, 남들에게 무시당하는 이유는 결국 자신이 죽고 못살아 열심히 써왔던 시 때문인 줄을 알고 아들이 학교 공부를 마다하고 시에 열중하자 아들만이라도 이 생활을 하지 않게끔 설득한다.
근호가 이렇게 시에 대해 애증의 감정을 갖게 된 것은 평생을 시인으로 살았지만 곤궁한 생활을 면할 수 없으며, 시를 쓰는 것만으로는 적당한 생활비가 되지 않아 한참 후배를 상사로 모시는 잡지사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