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 현대사의 격변기를 살아 온 11명의 상징적 인물을 통해 휴머니즘 문학의 승리를 다룬 다이허우잉의 소설.작가 다이허우잉은 1966년 문화대혁명과 함께 혁명 대열의 전사로 참가했다가 '검은 시인'으로 비판받던 시인 원지에와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반혁명 분자로 몰려 고난을 당하다가 1980년부터...
필자는 소설 속의 쑨위에가 되어보기로 했다. 50년대의 쑨위에 그리고 격동을 맞은 뒤의 쑨위에.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도 쑨위에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줄곧 같은 생각을 했다. 쑨위에는 사랑에 있어서 소극적이고 답답하며, 사랑보다 체면을 중요시 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쑨위에는 소꿉친구인 자오젼후안과 혼인하지 않으면 남들이 지조가 없는 여자라고 비난할까봐, 우파로 몰린 허징후와 사랑을 했다간 정치적 오점이 남을까봐 자오젼후안과 결혼했다.
TV에서 하는 연애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그 중 여자주인공이 하는 말 중에 인상 깊었던 말이 하나 있다. "내가 1이야"라는 말이다. 연애에 있어서 그 어떤 가치보다 남자를 중요하게 여기는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버리고 자신을 가꾸는 시간을 더 갖겠다는 말이다. 단순히 여자주인공에게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내게 다가오는 의미는 좀 더 크다. 단지 남녀관계만이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지표라고 여겨진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기까지 한 이 말이 왜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 걸까?
인간이라는 요소가 제1이라고 다이허우잉은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다.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당의 싸움에 휘둘린 그녀는 11명의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혁명대열에서의 전사, 사회적 반동분자로 몰린 남자와의 살이, 마르크스주의와 휴머니즘은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이념
사람아 아 사람아를 발표 주제로 선택했던 것은 교수님의 짧은 설명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각각의 배역에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처음 읽을 때는 힘들었다. 누군가가 등장하면 앞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안 봤던 것 같기도 해서 앞 페이지를 들춰보곤 했다. 내가 맞게 읽고 있는 건지 의심하면서 괜히 이 책을 선택한 건가 후회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쑨위에, 허징후, 자오젼후안의 삼각관계의 사랑이야기가 시작될 즘에는 책 읽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다른 책이 아니라 이 소설을 선택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징후와 쑨위에, 자오젼후안의 사랑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제 1장의 제목처럼 저마다의 진실이 있고, 그들이 직접 전해주는 그들의 이야기는 각자 사정이 있고 진심이 느껴졌다. 나는 여자라서 그런지 쑨위에에게 가장 마음이 갔다. 쑨위에에게 자오젼후안이라는 좋은 인물의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허징후가 다가왔을 때 나는 쑨위에가 그를 귀찮은 존재로만 여긴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