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매일 오후 3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우습고도 조금 신비로운 일상을 일러스트와 글로 기록한 1년간의 오후 3시의 일기를 엮은 에세이 『3시의 나』. 1년간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한 가지 일을 지속해보고자 했던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아사오 하루밍. 이 책에서 우리는...
저자인 아사오 하루밍은 1966년 미에(三重)현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NHK-B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했다. 그녀는 “3시의 나”를 비롯해 “나는 고양이 스토커” 등 여러 작품을 집필하였다. 이 책은 1년간 매일 오후 3시에 자기의 모습을 일러스트와 글로 표현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여기에서 나는 일본인들의 기록문화에 대해서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임진왜란에 참여했던 왜군의 일기가 지금도 발견되는 것을 보면 일본인들은 기록과 메모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며 그것이 몸에 베여 습관화가 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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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편의 에피소드로 이 책과 공감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1월 28일, 에노시마 일러스트가 거의 완성되어간다. 에노시마는 지금 이 순간 자기가 그림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지? 사잔 올 스타즈에 심취하여 에노시마라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기절할 것 같았던 중학생 시절의 나에게 알려주고 싶다. 미래의 어느날, 에노시마를 산책하며 그림이나 글을 척척 그려내는 날이 오리라는 사실을…….> 나에게도 이런 장소가 있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의 장소로, 그 곳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오곤 했다. <2월 24일, 이미 때를 놓쳐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 겉으로는 얌전히 듣는 척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울고 있다. 나만 작업 조건이 다른 사람과 달랐다. “하루밍 씨의 기분도 잘 알지만 우리 회사가 지금....” 이라고 싱글싱글 웃으며 말하는 이 남자의, 간장 끼얹는 걸 깜빡 잊은 두부 같은 허연 얼굴이 미워죽겠다.> 가끔 나만 다른 취급을 받는다고 느낄 때가 있다. 4학년이라서 좀 더 엄격해진 부분이랄까? 하지만, 4학년이라고 해서 견뎌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겠다. 나도 같은 학생일 뿐이다. 심지어 나는 1년동안 이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니 3학년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