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운명 4부작’ 중 가장 깊은 고뇌가 드러난 작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임레 케르테스의 『좌절』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그의 전작 『운명』(세계문학전집 340)이 세상에 출간되기까지 좌절과 희망을 담은, 책에 대한 책이다. 케르테스는 200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삶이 지루한 이유는 죽기 전에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이 떠오르지 않아 시간만 낭비하고 있어서다. 그렇게 살아가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을 찾으면 그만이다. 나를 세상에 끼워맞추려고 하다보니 부작용이 생긴다. 없던 병이 생기고 몸이 쑤시고 아프다. 몸만 아프면 다행인데 정신적으로 피곤해진다. 그다지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도 잠을 계속 자고 싶어진다. 몸이 젖은 소세지마냥 축 늘어지고 옆구리가 터진다. 계속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지만 언젠가 다시 행복이 찾아올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가 오늘도 햇빛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까닭이다. 삶이 언제나 회색빛이면 사람들은 희망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삶이 재미없는 이유는 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의미를 가지지 않고 살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