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풋사과와 주름살이라니, 그 둘은 정 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시를 읽다보면 그 둘은 꽤 잘 겹쳐진다. 작품 속에 사과를 파는 노파가 등장하는 것이다.
시의 배경은 어물전 한 귀퉁이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파는 사과를 판다. 이를 지켜보던 화자는 사과를 사게 된다. 그런데 화자는 사과에서 노파를 발견하게 된다. 노파가 열심히 닦던 사과의 얼굴에서는 빛이 나고, 사과를 깎아서 먹다가 재인식 하게 되는 사과 과육의 이미지는 노파가 살아온 생의 이미지에 투영된다. 그것은 ‘더 닳아서는 안 될 은이빨’과 ‘국수 토막 같은 잇몸’이라는 시구나 몸 안을 비워 단물을 쟁여놓고 씨앗까지 빚어내었다는 표현들에서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사과에서 노파로 이어지는 의미의 확장은 마지막 부분에가서 고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