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동아시아 세계를 이해하는 기준이 되었던 서구 중심적, 근대 중심적 인식을 넘어선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상의 구축을 모토로 한 『동아시아는 몇 시인가?』의 특징은 첫째, ‘19세기의 동아시아’에 주목한다. 19세기는 서구에서 형성되어간 서구중심주의와 근대중심주의가 동아시아 지식인들에게 수용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동아시아사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사라는 용어가 생소할 지라도 중등기본교육을 이수한 자라면 ‘국사’라는 과목으로 배운 내용이 동아시아사에 대부분 적용이 될 것이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근대 일본 제국과 식민지 조선의 관계, 몰락하는 청의 시대와 새로운 중국의 탄생. 이것이 우리가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동아시아사의 큰 뼈대이다.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 또한 그 것이 동아시아사의 대부분인 것인 냥 여겨왔다. 하지만 미야지마 히로시의 <동아시아는 몇 시인가?>라는 동아시아사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서구 중심의 근대중심중의로 동아시아사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비판을 내놓았다. 동아시아사를 단순히 ‘전근대적’인 역사적 아픔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상호교류와 트랜스내셔널한 관점으로 관통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의 근대 과정은 서구주의를 바탕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에 고유한 동아시아의 역사성과 문화성이 배제되었다. 서구문명의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은 동양은 비합리적이고 열등하며 도덕적으로 타락되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양은 합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성숙하고 정상적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왔다. 이러한 오리엔탈리즘은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수단일 뿐 아니라 서양과 동양의 경계 지속적으로 확장시키고, 재생산시킨다. 아시아라는 경계를 서구열강의 시선에서 임의로 구획할 뿐만 아니라 근대화, 서구화라는 미명하래 동아시아 역사인식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동아시아는 몇 시인가?‘는 기존의 역사적 시각과 거리를 두면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와 세계사 간의 간격을 보여준다. 기존 서구중심주의와 서구 중심의 근대성 이론으로는 동아시아의 발자취를 면밀하게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