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의 대화(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독후감

소개글

리영희 선생님의 대화-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독서감상문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2007년에 쓴 독후감과 2006년에 쓴 독후감 두편을 실었습니다.

목차

독후감1
독후감2

본문내용

역지사지는 이래서 힘들다. 진보 논객을 자처하는 한 교수는 무지몽매한 민중 앞에 나서서 진리의 등불을 들어올릴 수 있었던 리영희 선생님의 시대적 역할을 부러워한다. 그의 어조에선 지금이라도 그런 시대만 주어진다면 자신도 선생님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은연중에 묻어난다. 취업준비로 정신이 없는 대학생이건 지식인을 자처하는 논객이건 사실 타인이 살아온 삶을 속속들이 자신의 것으로 추체험 해보기란 힘들다. 더군다나 우리가 누구인가. 선생님이 서문에서 언급하셨듯 우리는 `앞세대들이 심고 가꾼 열매를 권리처럼 여기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맛보고 있는 행복한 세대`이다. 하지만 도리어 우리는 스스로를 전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끔찍한 경쟁의 시대로 내몰린 가엾은 현대인으로 여긴다. 이런 우리에게 <대화>는 어떤 의미인가? 다시 한번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인간의 자서전에 일제 식민지의 역사, 해방의 역사, 신탁통치의 역사, 한국전쟁의 역사, 독재의 역사, 인권탄압의 역사가 모두 녹아있다. 더구나 이 인물은 이 역사의 최전선에서 모든 고통을 홀로 감내 했다. 그에겐 `우`도 `좌`도 무의미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진실이다. 오직 진실만이 그의 삶을 지배하는 종교였다. 그러니 이 자서전의 주인공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우리는 제 역량에 걸맞은 수준에서 보잘 것 없는 감동을 느껴보는 수 밖에 없다.
고백한 바와 같이 나의 감동도 몇 일만에 휘발된 약기운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주식시장의 휴장에 묻혀 맥빠진 광복절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나도 리영희 선생님의 자서전을 통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한가지 진리는 확인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깨달음의 약기운만은 평생 지속될 것이라 감히 장담해본다.
내가 생각하기에 세상에 이름을 더 높인 인물들의 자서전은 단 하나의 주제로 요약된다. 그가 위대하면 위대할수록 그의 인생은 군더더기 없이 바로 이 주제에 가 닿아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빌려 이를 표현해 보자.
"결국 교양 있는 인간의 첫 번째 의무는 매일 백과사전을 다시 쓰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