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스토펠레스와 양성인 또는 총체성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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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파우스트』에서 나타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를 통해,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선과 악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선과 악의 공존은 단순히 작가 괴테가 다루기 이전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류가 그 필요성을 인식한 부분이다. 이런 공존의 형태는 고대의 신화와 여러 종교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런 점은 힌두교, 크리스트교, 세계 각지의 민속 신화 등 여러 면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공존은 단순히 선과 악만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대립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남성성과 여성성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공존, 즉 양성성의 존재는 토속 신앙에서부터 카톨릭과 힌두교 등 그 규모와 영향력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면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양성성의 보편적인 등장은 결국 양성성이 사회적 집단을 이루고 사는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과거에 전 세계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오랫동안 존재해왔고,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역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양성성의 내포가 과연 성숙한 인간의 길을 갈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러한 오해는 양성성에 대한 오해로부터 시작되는데 양성성을 갖는다는 것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중간 위치에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뚜렷하게 갖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양성성이 갖는 가치는 결국 숙명적으로 탄생과 함께 정해진 성으로 살아야만 하는 인간에게 또 다른 하나의 성도 간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 개인에게 총체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런 총체성을 향한 인간의 열망은 각종 신화나 종교 속 절대자만이 모순적 성을 가지고 세계를 창조하고 지배하는 모습을 통해 나타난다. 이런 절대자의 존재는 인간에게 하나의 이상향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인간이 그 양성성 속에 감춰진 총체성을 열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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