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과 근대 그리고 민족 을 읽고 나서의 독후감.

소개글

국문학과 근대 그리고 민족 을 읽고 나서의 독후감. 자율주의적 시각으로 썼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강병관 교수는 이 책에서 근대와 민족의 개념을 이용해 국문학을 해석해 왔던 주류 문학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보기에 민족이란 일제의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생겨난 허구의 경계선일 뿐이며, 민족의 주권을 찾기 위한 운동에 정통성을 부여 하려는 분위기의 소산이다. 또한 근대라는 개념에 의한 국문학 분석 역시 서양의 것을 억지로 꿰어 맞추려는 분석 방법이고 그 분석 방법에 의해 국문학의 많은 부분들이 왜곡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책의 끄트머리에 “문학사 연구는 민족이 아니라 인간을 주어로 삼는다. 문학사 연구는 체계의 구축이 갖는 억압에서 더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면서 비판의 대상을 오직 순수한 인간들의 삶-형태를 포획하려는 문학사 연구의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압축 시킨다.

나는 강병관 교수의 주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사람들의 실제의 삶과 분리된 채로 허공에 맴도는 이데올로기들이 떠올랐다. 역사적으로 그 간극의 차이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믿고 싶지만 아직도 국문학사를 포함한 세상의 어떤 부분들에는 그 간극이 우리의 실천을 기다리며 남아 있는 것 같다. 경제 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이미 배부른 자들을 더욱 배부르게 하고 대다수 사람들의 삶을 흔들어 놓을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것이 모두를 위한 하나의 길처럼 생각 되도록 강제하는 폭력들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들의 아름다운 삶-형태를 포획하는 이런 모든 종류의 폭력들에 의해, 분리된 간극은 더 넓어지게 된다.

혹자는 강병관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주장을 단지 대안 없는 이상에 의한 딴지 걸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역사적으로 불가피 했던 것을 인정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합리했던 것을 지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것은 대안이 있고 없음의 차이가 아니라 새로운 대안이 창의적으로 태어날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참고 자료

국문학과 민족 그리고 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