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 아무 일도 없소
- 최초 등록일
- 2008.05.26
- 최종 저작일
- 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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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상허 이태준님의 단편소설 `아무 일도 없소`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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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M잡지사 편집회의의 한 토막, 그들은 판매 부수를 높일 수 있는 기사를 찾기에 야단이다. 지난 xx신년호서 다뤘던 침실박람회가 사람들 입에 크게 오르내린 것을 자극으로, 회의도 에로로 집중되었고, 결국 편집국장이 내 놓은 ‘신춘 에로 백경집’이란 제목이 채택되었다.
K는 M잡지사 기자로, 오늘 편집국장이 자기에게 지정해 준 구역으로 가 ‘에로 백경’을 구하러 나섰다. 첫 취재에다, 유곽은 처음이라 못 먹는 술이지만 얼굴만이라도 붉히기 위해서 선술집을 들러 광희문 가는 전차를 올라 탄 참이다. M사에 처음 입사 할 때, ‘나의 붓은 칼이 되자. 저들을 위해서 칼이 되자. 나는 한 잡지사의 기자가 된 것보다 한 군대의 군인으로 입영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다짐했던 그의 포부에 비하면, 이번 기사는 자신과 M사에 대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취직을 했다는 소리에 불도 잘 넣어주고, 상냥스러워진 주인마님의 얼굴과 석 달 치 밥값, 뒤축이 물러앉은 구두를 생각할 때 이런 번민은 잠깐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편집국장이 자기만 따로 불러가지고 쓸데없는 센티멘털한 인도감을 가져서는 실패한다고 당부했던 것을 생각하였다. K는 벌써 어떻게 해야 크게 센세이션을 일으킬 기발한 에로를 붙들까 하는 야심에 물들었다.
시선을 돌려, 주인공인 K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그는 식민지 하의 지식인이며 신문기자로 사람들을 위해 붓을 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현실 에서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룩하지 못한다. 현실은, 밥값도 내야하고, 구두 뒤축도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에로 백경이나 취재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버리지는 못한다. 그가 색주가에서 어린 창기를 보며 느꼈던 씁쓸함이나, 흰 두루마기를 입은 그녀의 사정을 듣고 동기간이나 된 듯이 울분을 느꼈다는 그의 심정은 작가가 사회에 대해, 식민지 치하에서 느꼈던 울분과 슬픔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주인공 K는 작가의 의식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주목해서 본 것은 그가 그녀를 동기간처럼 느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한 민족, 한 핏줄을 내세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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