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트레인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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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트레인지러브라는 영화에 대한 비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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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다시 만나리. 어느 화창한 일요일에’ 라는 가사의 따뜻한 노랫소리와 함께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버섯 모양의 구름들이 차례로 보여진다. 평화로움마저 느껴지는 이 몽타쥬 씬은 그러나 역으로 아이러니한 인상을 강하게 만들어낸다. 아름답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은 핵폭발의 장면들과 서정적인 음악이 충돌하는 엔딩 씬은 이 영화가 가진 풍자적 색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낯설고 이상한 영화의 제목만큼이나 이 영화는 역설들로 가득차 있다. 나는 이 영화가 뿜어내는 독특한 희극적 요소들이 이질적인 것들의 만남에서 비롯되어진다고 보았다. 이어질 글들은 상반되거나 이질적인 요소들이 영화의 내․외적으로 어떻게 부딪히고 또한 합쳐지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미국 만큼 주류의 전통이 강한 나라가 있을까? 어느 정도 자국의 영화사가 있는 나라들은 뉴웨이브라는 한차례 새로운 영화 운동들을 경험하곤 한다. 영화사의 초기부터 함께 했던 나라들을 보면 1950～60년대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이미 새로운 운동이 표면으로 떠오르면서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영화의 발명, 그 시작을 이끌었던 미국에서는 새로운 운동이 강하게 드러난 역사가 없었던 듯하다. 미국 영화에서 이야기의 힘이란 그 전통이 증명할 만큼 매우 강한 것이다. 돈은 많이 벌어들이되, 그저 가볍고 쉬워보이기만 한 미국 영화의 이미지는 바로 이 내러티브의 전통에서 발생한 것일테다.
스탠리 큐브릭은 미국 출신의, 작가라 이름붙일 수 있는 한 사람이다. 작가라는 개념이 다양하게 정의내려질 수 있겠지만 통상 영화 쪽에서 예술가와 비슷한 개념 쯤으로 접근해봤을 때,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를 통해 ‘미국 작가’ 스탠리 큐브릭을 생각해보려 한다. 이 영화는 미국 영화가 보여주는 내러티브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내러티브 이외의 것들에 충실하고 있으며 이것들이 또한 이 영화의 작품성을 결정짓고 있다. 내러티브가 강한 영화가 주는 감동이라는 것이 문학성에 의존한 측면이 강한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짜여진 줄거리 속에서도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미덕들을 놓치지 않는다. 미국의 마초적 모습들은 성적 코드들과 영화 속 상징물, 등장인물의 이름과 같은 기호를 통해 풍자적으로 보여진다. 이 영화의 정치성은 여기서 획득되어진다. 여기서 또한 작가주의적 방법론에 의거해 스탠리 큐브릭을 생각해본다면 성과 관련한 영화 속 기호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내러티브와 기호라는 것이 명확하게 구분지어지는 개념이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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