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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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사 과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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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화의 원제는『인생(人生)』이 아니라『활착(活着)』이다. 국어사전에는ꡐ접을 붙였거나 옮겨 심은 식물이 서로 붙거나 뿌리를 내려 삶ꡑ이라는 뜻으로 나와있었는데, 감독은 무슨 의도로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일까?

『인생』은 중국 현대사를 구체적으로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주는 영화이다. 1학년 교양 시간에 이 작품을 한번 보긴 했지만 그 때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비쩍 마른 주인공 부귀와 어떤 어려움에서도 단아함을 잃지 않는 공리의 모습에 그저 푹 빠져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사람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는가. 중국 현대사를 개괄적으로 배운 지금, 이제서야 나는 그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 알게 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주인공 깡마른 몸에 머리를 빡빡 깎은 ꡐ부귀ꡑ라는 사나이로, 제법 그 마을에서 대접을 받던 부자였다. 하지만 도박에 빠져 집을 통째로 용이에게 빼앗겨버리고, 눈물로써 남편의 도박을 말리던 부인인 ꡐ가진ꡑ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 버리며, 부친은 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부귀의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면 富貴가 된다.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부모와 아내, 자식까지 잃어버리는 부귀의 삶을 이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꼬집어 내고 있는 것이다.
부귀가 도박에서 손을 떼고 남은 노모를 모시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알게 된 가진은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돌아온다. 가족이 모두 모여 살며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있는 부귀는 용이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는 그림자 연극 재료가 든 나무상자를 부귀에게 내놓는다.
한 가족의 일생을 중국사와 연결시켜 필름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두 배우의 뛰어난 연기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그림자 연극 역시 작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림자 연극은 천으로 앞을 가리고 뒤에서 사람이 인형을 조정, 불빛을 비추어 상연하는 것이다. 결국 그 실체는 그림자로써 불빛 너머로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는 외면적인 현재 중국의 모습은 그림자와 같은, 허상으로 만들어져 그 이면에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숨어있는 것이라고 감독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어쨌든 그 그림자극 등장이 감독의 의도가 숨어있는 영화적 장치든, 미적 형상화를 위해 설치한 것이든 영화를 보는 내내 중국적인 색채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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