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편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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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편지를 읽고 제 삶과 비교해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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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군 입대를 하고 훈련과정을 거친 후 최전방에 배치가 되었습니다. 날씨도 적응이 안 되지만 민간인이라고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찾아볼 수 없고 들리는 것이라고는 대북방송과 대남방송이며 산 정상에 있었던 터라 딱히 뭔가를 할 수도 없었고 전화기조차 없어 힘들고 외로운 생활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군생활의 전환점이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동생이 보내온 소포가 배달되었기 때문입니다. 날짜로 봐서는 보낸 지 한 달이 넘은 소포였습니다. 소포를 개봉한 순간 더욱 황당했습니다. 소포의 내용물이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동생은 ‘군대라는 곳이 느긋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 곳쯤이라고 생가가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며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때가 일병이었습니다. 열심히 뛰어다니기 바쁜 시기이며 원칙적으로 일병시기에 독서를 한다는 것은 범죄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원칙이란 선임병들이 정한 비합법적인 원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내온 책은 선임병들에게 조차도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표지는 누런 것이 뭐라고 빽빽이 적혀있고 어두운 남자의 사진이 전혀 흥미를 끌지못 한 것입니다. 그렇게 책이 천대를 받으며 다시 제 손에까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란 듯이 독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건물 외부에 숨겨놓고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저녁에 잠깐씩 나와 손전등을 비추며 책을 읽었습니다. 읽기 힘든 상황이라면 읽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어릴 때부터 동․식물에 관심이 많았고 동생이 선물한 책이기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밤마다 한, 두개씩의 소재를 읽으며 모두 읽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리뷰선정 도서목록에서 눈에 띄어 집안구석에 쌓여있는 책들 속에서 다시 ‘야생초편지’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은이는 왜 하필 화려한 꽃들을 제쳐두고 야생초를 소재로 정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야생초는 우리주위에 많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것이 야생초입니다. 지은이는 교도소라는 좁은 공간속에서 야생초를 가엽게 여기고 때로는 신성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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