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이효석 선생님께 작가들 중 선택하여,작가에게 편지 쓰기.
이효석의 <작품들에 관하여>,
<작품들에 대한 나의 생각과 견해> 등을 피력.
목차
없음
본문내용
선생님 평안하신지요.
흰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은 이 계절, 설경(雪景)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선생님의 작품들에 녹아 있는 시적 서정성이 제 가슴으로 흘러듦을 느끼게 됩니다. 문학은 본래 민족적 고유성을 기반으로 하면서 동시에 세계적 보편성을 지향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선생님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충동과 함께 현대 작가들의 문학정신을 아울러 반추해보게 되는군요.
선생님의 문학이야말로 민족 문학으로서의 개성(고유성)과 세계 문학적 보편성(일반성)을 지니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 시대의 문학이 지향해야 할 바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일 테지요. 그런만큼 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제 자신 특히 요즈음에는 더욱더 선생님의 소설들을 가까이 하게 되고, 마침내 이렇듯 다소 긴 편지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선생님의 작품들을 읽고 배운 저의 감상을 적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가지게 된 이유는 그래서입니다.
1933년, 그러니까 선생님의 나이 26세가 되던 해부터 시대적 현실과 거의 무관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셨고, 작품세계의 변화를 알려준 제 1작이 <돈(豚)(조선문학 10월호)>이었으며, 계속해서 <수탉> <가을과 서정> 등을 통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원초적 내면세계를 성(性)의 문제로 해석하기 시작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로 시를 쓴 작가> <분열과 화해>라는 평가를 들으시는 선생님의 작품들에서는 서정성에 이어 또 다른 한 측면인 에로티시즘의 상징을 담고 있더군요.
초기 소설은 도시의 빈민층과 상류사회와의 격화된 갈등과 대비, 사회적 모순과 고발을, 또는 <도회의 배반 받은 모든 불행한 사람>들인 노동자와 전락과 파멸에 빠져들어가는 기생들의 가난하고 불행한 삶을 제시하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품에서의 서정성은 <자연에 대한 귀의>를 상징함도 깨달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흔히들 선생님을 일러서 <소설을 배반한 소설가> 또는 <위장된 순응주의>의 작가라고들 하는 것일 테지만, 저는 선생님의 소설「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감동했습니다.
참고 자료
1)천이두, 「한국소설의 관점」문학과 지성사 1980, P.18.
2)이재총, 「이효석 소설의 분열과 화해」1981, 삼성, 한국현대문학전집8, P.434
3)이효석 「단편집 메밀꽃 필 무렵」, 삼중당문고, 1978, P.274.
4)이태동, 「한국현대소설이 위상」, 문예출판사 1985, p.195.
5)홍기삼, 「자연과 성을 소재로 한 서정의 백미」, 삼중당문고 1978, p.277.
6)정한숙,「소설문장론」, 고려대학교출판부 1977, P.184.
7)이성욱, 「갈등 혹은 이단의 상상력들」, 문학동네 1997, 10호 p.387.
8)어문각, 「신한국문학전집」,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