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영 <명랑> 시점분석 (여성 인물 중심으로)

소개글

<명랑>은 시점 중심으로, <어두워지기 전에>는 인물 중심으로 분석하시되, <명랑>의 경우, 초점화의 변화를 통해 나타나는 소설적 효과 중심으로 서술하면 좋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의 경우, 소설의 주인공인 여성인물을 중심으로 여성인물의 형상화 방식과 관련하여 작품의 주제를 분석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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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소설에서는 세 여자가나오지만 엄마와 딸, 두 여자의 시점만을 채택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두 여성의 이야기에는 항상 할머니가 나온다. 할머니는 항상 관찰당하는 존재이며 가변적인 존재이다. 물론 딸과 엄마의 시점에서 할머니에 대한 공통적 서술은 있지만 대상-할머니를 향한 두 여자의 감정과 평가는 때때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딸의 서술에서 할머니는 습하고 어두우며 죽음의 공간인 ‘방’을 장악하는 ‘희디흰 버선발’처럼 순결하고 향긋한 존재이다. 딸은 할머니를 ‘양수 속에 웅크리고 있는 태아’면서 ‘달짝지근하면서도 비린 풋내를 풍기는’발을 가졌다고 묘사한다. 할머니의 몸은 사춘기를 지나지 않은 소녀의 몸과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몸은 썩어간다. 몸의 부분 부분에는 저승꽃이 피었으며 죽음을 앞두고 공포와 자유가 동시에 존재하는 눈동자를 가졌다.
이런 할머니를 ‘엄마’는 자신의 미래로서 인식한다. 가오리가 삭는 냄새, 죽었으면서도 썩지 않으려 내는 냄새로 바라본다. 아무 힘이 없어 그저 기생하는 존재로 살 수 밖에 없는 늙은이. 그러나 그러한 늙은이의 발은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자신이 그녀보다 더 늙어버렸다고 느끼며 그녀가 자신의 노동을 착취하는 ‘버러지’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엄마가 할머니를 바라보는 시선은 ‘애증’이다. 글을 다 읽으면 얼핏 손녀가 할머니에게 갖는 애정이 엄마가 할머니에게 갖는 애정보다 더 큰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다. 이들이 할머니에게 갖는 애정은 같은 무게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이들이 ‘죽음’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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