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여인의 죽음 -조너선 스펜스

소개글

조너선 스펜스 작가의 `왕여인의 죽음` 서평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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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조너선 스펜스」는 평범한 역사가가 아니다. 그는 역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아티스트`이다. 스펜스의 역사세계에는 매혹적인 연결고리가 돋보인다. 그 고리는 창백히 얼어붙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바로 문학적 리얼리즘이다. 문학이란 창을 통해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중국의 방대한 사료를 섭렵하고, 문학적 심미안을 터득한 스펜스에게 그것은 가능한 일이다. 스펜스는 「천안문」과 「칸의 제국」을 통해 문학적 리얼리즘과 결합된 역사학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 책 「왕여인의 죽음」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에 수록된 여러 에피소드들은 17세기 중국 농촌사회의 비참한 현실을 그리며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그것은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몽환의 세계가 교차하기에 더욱 극적이다. 문학적 감수성을 가진 역사가야말로 독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반문할 것이다. 이 책 「왕여인의 죽음」은 17세기의 중국 청왕조를 다룬 작품인데, 어떻게 당대 문학 속에서 리얼리즘적 요소가 발견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또한 역사와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펜스의 탁월한 문학적 심미안은 그의 학문이 원숙의 경지에 접어든 1980년대 이후에야 가능할 터인데, 이 책은 비교적 그의 초기 작품이 아니냐고 말이다.

만약 그렇게 단정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오히려 스펜스의 놀랍고도 아름다운 실험정신에 탄복하고 말 것이다. 「왕여인의 죽음」에서 스펜스가 타겟으로 설정한 문학작품은 푸쑹링의 「요재지이」였다. 사실 푸쑹링의 이 작품은 귀신이나 천상의 세계 등 기이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참고 자료

왕여인의 죽음 / 조너선 스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