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감상문

소개글

현대무용과 한국무용이 골고루 보여진 무대를 본 후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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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입시 공부에 치이고, 바쁜 학교생활로 보낸 지난 20년 동안에 난 단 한 번도 내 사비를 들여 무용을 감상하러 간 적이 없었다. 춤을 좋아하고 음악을 즐겨들었지만 텔레비전에 가끔 나오는 무용수들의 몸짓을 보며 감탄했던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대학생이 된 나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첫 번째 순서는 현대무용이었다. “당신이 내 안에, 가시 하나 박고 간 뒤 오랫동안 그것을 뺄 수 없었습니다. 덧나는 상처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당신이 남겨놓지 않아서 말없는 가시 하나도 소중해서입니다.” 프로그램 표에 있었던 서희 선배 무용의 이 설명은 이렇듯 마음 아픈 사랑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해 낼 것임을 알려주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그 사람이 남긴 가시와 상처들을....... 서희 선배는 피와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 의상을 입고 옅은 조명 속에서 서서히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마치 눈에는 눈물을 머금고 온 몸에는 박힌 가시로 인해 피투성이가 된 모습이었지만 그 몸짓은 매우 크고 격동적이었다. 마치 눈물을 흘리며 미소를 짓는 것처럼, 서희선배의 동작 하나하나는 크고 작음이 분명하여 그 슬픔을 표현하면서도 나름대로 그 슬픔을 승화시키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중간에 무대 중앙에서 오로지 가운에 조명 하나를 받으며 움직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닥을 끌어안고 누워 있다가 서서히 일어나면서 팔을 대각선으로 격정적이게 펴는 부분에서는 마치 그 슬픔을 다 가슴에 담고도 스스로 그 슬픔을 추억으로 승화시킨 것만 같았다. 음악과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졌던 서희 선배의 무용은 고난이도의 기술, 음악과 조명과 몸짓의 하나 됨, 이별의 사랑으로의 승화 이 모든 것을 짧은 시간에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은 한국무용이었다. 무대 중앙에서 예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화려한 부채를 들고 무대 앞쪽으로 서서히 걸어 나오면서 무용이 시작되었다. 부채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지만 얼굴에 도는 은은한 미소는 멀리 있는 나에게 까지 전해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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