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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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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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글은 각박하다. 겨우 두 편의 소설을 읽고 한 작가의 글을 논한다는 게 위험하지만, 난 확신한다. 모질고 박정하다. 허투루 내지르는 연민 같은 건 없다. 허투루 휘둘리는 수사도 없다. 짧다. 그리고 곧바로 절망의 종심으로 파고든다. 거짓 치장된 희망의 무늬를 싸그리 걷어낸다. 김훈 역시 밝힌다. ‘희망 없는 소설’이라고. 물음이 자연 떠오른다. 이토록 절망스런 세계에 또 하나의 절망을 왜 내세우는가?

김훈은 절망의 주체로 이순신을 호명한다. 그가 불러낸 이순신은 광화문 사거리에 버티고 서서 두 눈 부릅뜬 강고한 조각상이 아니다. 이순신은 조정과 왜, 어느 한 쪽도 자기 편을 두지 못하고 바다에 내던져진 개별적 존재로 그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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