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러시아의 “푸슈킨 신화”에 관하여
- 최초 등록일
- 2007.05.29
- 최종 저작일
-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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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러시아 인물
목차
1. 러시아에서의 푸슈킨 컬트
2. 푸슈킨 현상
3. 러시아와 푸슈킨 신화
본문내용
1. 러시아에서의 푸슈킨 컬트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유전자 속에 푸슈킨에 대한 사랑(любовь к Пушкину в генах)이 입력되어 있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한다. 비단 러시아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이 나라와 이러저러하게 관련된 외국인들이라면 러시아인들의 푸슈킨에 대한 광적인 숭배와 그에게 바치는 무한한 애정을 목격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세계문학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진기한 현상을 러시아인들의 비논리적 성향이나 특유의 과장된 논리 또는 그들의 극단적 사고를 반증하는 일련의 현상들의 하나로 간주하기에는 미진한 구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흥미로운 현상을 외국인의 관점으로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잘 알려진바, 푸슈킨은 이미 살아생전부터 수많은 신화를 낳은 주인공이었으며, 시인의 신화화는 그의 탄생 200년을 훌쩍 넘긴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20세기 초에 마야코프스키가 푸슈킨을 ‘현대성의 기선поро- ход современности’에서 내던져 버려야한다
Литературные манифесты: от символизма до наших дней (М.: XXI век - Согласие, 2000) 142.
고 주장한 이래로, 푸슈킨은 종종 현대 시인들의 패러디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예컨대 다음과 같은 시를 보자. <당신이 좋아하는 시인은/ 누구인가요?/ 푸슈킨과/ 곰돌이 비니 푸흐? Так кто/ Ваш любимый поэт/Пушкин/ и Винни- Пух.> levin.rinet.ru/FRIENDS/NEKRASOV/StihiIzZhurnala.html
이 또한 시대를 초월한 시인에 대한 관심의 표출이자 또 다른 형태의 신화화된 시인의 형상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19세기 시인 아폴론 그리고리예프가 “푸슈킨은 우리의 전부Пушкин - наше всё”라고 천명한 이후로 시인은 진실로 러시아인들의 ‘전부всё’가 된 듯하며, 그리하여 러시아에서의 푸슈킨 신화는 아직도 그 ‘끝всё’을 모르는 듯하다. 물론, 이와 같은 푸슈킨에 대한 대중적 컬트의 대척점에 선 견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끊임없이 양산되어온 대중의 푸슈킨 신화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일부 러시아인들로 하여금 푸슈킨이 “우리의 모든 것”이 아니라 실은 “우리의 아무 것도 아니다(Пушкин - наше ничто)”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상황에 기인한 것이다. 김진영, “메아리로서의 시인,” 러시아 연구 (2001. 11권 제 1호) 21.
러시아 문학 최고의 시인이자 러시아 문화의 찬란한 상징인 푸슈킨은 그러나 러시아를 벗어나면 그 최고의 자리를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에게 내주어야 하며, 그 다음 자리마저도 고골과 투르게네프에게 양보해야만 하는 신세가 된다. 이 경우, 도스토예프스키가 그토록 강조했던 푸슈킨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보편성”의 자질은 잠시 유보되는 듯하며, 벨린스키가 장담했던 “세계 시민гражданин мира”로서의 자격 Белинский В.Г. Собр. соч. в трех томах (М.: Гослитиздат, 1948) Т. 3, 389.
도 절반만 획득한 것처럼 보인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