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를 읽고서

소개글

나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마지막 부분으로 그 작품을 기억한다. 그 만큼 엔딩장면에서 느끼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실례로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를 봤었는데 그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는 모든 것을 깨달은듯하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빠진 표정으로 관객을 바라본다. 나는 그때 송강호와 눈이 마주치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의 눈빛 속에 보이는 심연의 공포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는 나에게 송강호의 마지막 표정연기가 일품인 영화로 기억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소설 『은세계』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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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우선 소설의 전체적인 면을 보면, 시작부터 인상적이었다. 마치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이 나오는 장면처럼 앞으로 사건이 벌어질 배경을 정말 자세하고 맛깔나게 묘사하면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인물이 등장함과 동시에 바로 긴박한 사건이 일어나는 점이 정말 신선했다. 대게의 소설은 주인공의 모습과 그 주변 환경을 보여주면서 그 영화 속 배경의 이해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암시를 주는데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인물등장과 함께 사건이 터지고 상황을 서술하기 때문에 나를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게다가 정말 독특한 점은 작품 중간마다 나오는 민요 가사다. 이는 집중해서 작품을 읽다보면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연상하게 한다. 암울한 상황에서 나오는 민요는 작품에 리듬감을 더해 주며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좋은 요소가 된 것 같았다. 나도 기분이 우울하거나 정말 화가 나서 주체할 수 없을 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곤 한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동안 쌓였던 응어리가 노래 가사를 따라 내뱉어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곤 했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슬프고 힘들수록 노래로 마음을 달래는 우리 민족의 얼을 생각하며 전통의 고유한 정신의 힘을 새삼 생각해보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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