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구보 2001을 읽고

소개글

하이퍼텍스트소설 `디지털구보 2001`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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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설레고 기대 된다.
이것은 내가 처음 「디지털 구보 2001」을 읽기 전의 느낌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하이퍼텍스트소설을 읽게 되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내가, 다시 말해 독자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부분을 이상, 구보, 어머니로 나뉘어 있는 등장인물별, 그리고 새벽 4시부터 22시간이 지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의 사건 혹은 이야기를 한 시간 간격으로 나누어 놓았다는 점이 나에겐 매우 설레었다.
이렇듯 3개의 등장인물, 한 시간 간격으로 23개로 나뉘어 씌어 있는(각 등장인물이 23번의 이야기를 다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디지털 구보 2001」은 어찌 보면 분절체 형식으로 씌어진 한 편의 시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 각 본문마다 적게는 2~3개, 많게는 9개나 10개까지 본문에 나와 있는 단어가 다른 텍스트나 싸이트로 링크되어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기대가 되었다.



산만하다.
이것은 내가 「디지털 구보 2001」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의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등장인물별, 시간대별로 나뉘어 있다는 것에 재미가 나서, 12시에 구보가 한 일을 읽다가 다음엔 어머니가 한 일을 읽다가 그러고 보니 11시에는 어머니가 무슨 일을 하였는지 궁금하여서 11시의 어머니 이야기를 읽다가 다시 구보의 13시 이야기를 읽고.. 그러다 보니 어떤 것은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럼 다시 사건의 처음이 어디인지 찾고.. 또 다른 본문으로 링크되는 것도 그러하였다. 새벽 4시부터의 이야기를 처음 읽어가면서는 링크가 가능한 온갖 단어들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모든 텍스트를 읽었다.

식탁머리에서 구보는 말이 없었다. 저 먹는 데도 소홀했다. 구보는 손녀딸의 밥에 삼치 살을 발라 얹어 주고 김치를 작게 갈라 한쪽에 놓아주기도 하며 이따금 음식을 흘리는 제 딸을 위해 의자를 앞으로 바싹 당겨주는 게 전부였다. 어머니는 느리게 수저질을 하면서 손녀딸을 흘끔 보았다. 차라리 저게 노란 병아리처럼 재잘거릴 수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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