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론적 관점에서 본 윤동주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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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론,효용론,표현론,존재론 중 모방론적 관점에서 본 윤동주의 십자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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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론의 역사상 가장 오랜 생각이며, 서양 미학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방(mimesis, imitation)의 개념을 도입하여 문학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모방론이다.

문학 모방론은 플라톤에 이르러 이론적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플라톤은 모방이란, 대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모방자에 의해 행해진 철저한 흉내일 뿐이기 때문에, 진리에 절대 도달할 수 없을뿐더러, 진리로부터 사람의 정신을 멀어지게 한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 만물도, 영원 불변하고 절대적 질서와 조화가 실현된 관념의 세계, 즉 진리의 세계의 환영에 지나지 않는데, 예술가들은 그것을 흉내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념의 세계에 속하는 진선미의 개념과도 전혀 무관하며, 내용과 형식도 확연히 구별된다고 보았다. 이런 견해는 결국 문학을 부정하는 길에 오르게 된다.

시는 주관적인 장르라는 근거에서 모방론이 서사문학이나 극문학에 비해 약하지만 현실과의 관련은 모든 문학에 제기되는 기본항이므로 서정시로 현실과 떨어뜨려서는 생각할 수 없다. 예를들어 70년대 민중시는 리얼리즘 시를 대표하여 철저한 모방론에 입각해 있다. 민중시처럼 정치적이거난 사회적 동기가 된 객관적 현실성을 띤 리얼리즘 시와 개인적 체험시를 구분하는 것은 모방론의 유익한 분류 체계이다.

시를 모방론적 관점으로 보는 것은 시를 현실과 인생의 모방(반영, 재현)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작품 속에 재현된 세계에 초점을 둔 시관이다. 여기서 시의 가치 기준은 작품이 재현하거나 재현해야 하는 대상들의 재현적 진실이다. 그러나 이 재현적 진실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이것은 새계인식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진실의 개념을 가지며 따라서 가치 평가도 다양하다.

십자가(十字架)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지금 교회당 꼭대기/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모방론적 입장에서 ‘십자가’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암울한 일제 시대 이다. 윤동주의 시의 출발은 어두운 현실이다. 이 어두운 현실에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자성과 부끄러움이 윤동주 시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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