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북경자전거

소개글

북경자전거 十七歲的單車: Beijing Bicycle, 2001
왕샤오슈아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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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자전거 한 대를 두고 두 주인공이 고집스럽게 다투는 과정은 자전거에 부여한 의미와 각자의 처한 상황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차례의 주먹다짐과 실랑이를 거쳐 매를 맞고 피를 흘리면서도 구웨이는 자전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리안 역시 친구들을 동원해서까지 구웨이로부터 몇 번씩이나 자전거를 다시 빼앗아 오곤 한다. 결국 하루씩 번갈아 가며 자전거를 공동 소유하기로 한 그들. 언젠가 우리나라의 <육남매>라는 TV드라마에서,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된 누이가 여러 동생들과 좋은 것을 교대로 나눠쓰던 가난했던 시절을 아련하게 향수하던 모습이 함께 스쳐갔다. 삶이 편해지고 물자가 풍족한 우리또래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한 일일지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도 중국의 후통에서는 구웨이와 리안과 같은 실랑이를 벌이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살림이 조금 나아지면 그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을 아련하고 아름답게 기억하겠지.
서로 다른 처지와 자전거에 대한 다른 목표의식가운데에서도 자전거에 대한 애착이 공통 분모여서 그랬을까. 그 두 주인공 사이에서도 조금씩 천천히 희미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자전거는 이제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매개체의 의미가 한층 더 첨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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