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빈 골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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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의 빈 골짜기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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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주지하다시피 이호철은 북에 고향을 둔 월남작가이다. 그는 6․25전쟁 중 인민군으로 참전하여 국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북으로 이송되는 도중 풀려났다. 그리고 1950년 12월에 원산에서 부산으로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 그의 이러한 경험은 그의 소설에서 투영되었는바 국군의 북진과 함께 고향에 돌아와 겪었던 경험이 『빈 골짜기』에 반영된 것이다. 이쯤 되면 이 작품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을 듯 하다. 즉 작가는 전쟁으로 인한 민족의 아픔과 상처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빈 골짜기』는 그 수위 조절에 무척 조심스럽다.
『빈 골짜기』에서 작가는 6․25전쟁에서 겪은 전쟁의 참혹함, 파괴, 빈궁 등 고통의 서술보다는 간난이와 어린 인걸의 유대를 통한 따뜻한 인간애를 부각시키고 있다. 간난이는 인걸이네 부엌데기였지만 간난이는 어린 인걸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한 식구로 대접을 받았던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인걸이네는 마을에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되고 간난이는 농민위원장인 미장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인걸이네와 간난이의 인간적․가족적 유대는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찢기고 만다.
3년 후 마을에서 쫓겨났던 인걸이네가 국군과 함께 다시 마을로 돌아왔을 때 간난이는 죄책감때문에 인걸이네를 찾아가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하기만 한다. 비록 미장과의 결혼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 것이라 해도 간난이는 죄책감으로 인해 인걸이네를 찾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재산을 몰수당하고 마을에서 쫓겨난 인걸이네가 역사에 의한 피해자이지만 그녀 역시 피해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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