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돈키호테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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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쎄르반떼스의 돈키호테는 유명하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있는 우리 과 학생들도 거의 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돈키호테를 3번 읽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도 돈키호테라는 소설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고 독자적인 해석을 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도 매번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고 돈키호테를 점점 알아간다는 것에 만족한다.
내가 돈키호테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이다. 그때는 스페인의 역사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아주 얇은 만화책으로 읽었기 때문에 그저 정신이 이상하고, 엉뚱하며, 자신을 기사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일으키는 허무맹랑한 여행 이야기가 재미있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돈키호테라는 소설은 나에게 있어서 한편의 재미있는 동화였다.
돈키호테를 두 번째로 읽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는 조금 두꺼운 소설책으로 읽었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돈키호테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내용은 1부였던 것이다. 두 번째로 돈키호테를 읽었을 때에는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였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때 한참 학교에서 ‘화랑의 후예’라는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 소설을 배우고 있었는데 내가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돈키호테가 ‘화랑의 후예’의 등장인물 황진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둘 다 시대착오적이고 현실을 직시하기보다는 회피하며 자기 자신을 스스로 영웅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돈키호테와 황진사라는 인물들은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연민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도 공통점이 있다.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작가 미겔 세르반떼스와 김동리가 각각 돈키호테와 화랑의 후예를 쓸 당시에 어려운 상황(미켈 세르반떼스의 경우에는 당시 스페인 제국이 몰락해 가고 있었고 김동리의 경우에는 일제의 지배 하에 있었다)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그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환상과 현실인식의 조화와 낙천적인 자세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이번 기회에 돈키호테를 다시 한번 읽게 되었는데 1부와 2부를 다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2부를 처음 읽다보니 소설 속에서 이전과는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우선 형식적인 면에서 2부의 첫 장을 보자마자 놀란 것은 미겔 세르반떼스의 편지이다. 작가는 돈키호테 1부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신이 왜 돈키호테 2부를 쓰게 되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2부의 내용을 읽다보면 돈키호테 1부가 마치 소설 속 작품처럼 간주되는데, 이러한 사실들은 나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왜냐하면 나는 2부라 함은 다른 작품처럼 1부와 동등한 관점에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1부와 2부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른 것 같다. 1부는 여느 소설과 같이 단순히 기사도의 허위에 관해서 쓴 것 같은데 2부에서는 무언가 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돈키호테가 지금까지 이렇게 인기가 있겠지만 나는 돈키호테 2부는 2부보다는 속편이라고 부르고 싶다

참고 자료

돈키호테 1,2부 (민용태 저,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