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나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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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쁜 교육을 보고 작서한 비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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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이 영화의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그 점에서 타고난 이야기꾼인 것 같다. 심상치 않은 오프닝에서부터 시종일관 궁금함을 참지 못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화려한 편집이나, 촬영기법 없이도 화면에 푹 빠져들게 하는 구성력에 감탄했다. 평소에 약간의 거부감마저 가지고 있었던 동성애물도 멋진 스토리에 멋진 구성이 만나면 이렇게 대단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심지어 동성애를 다룬 영화라는 걸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예술 영화란 단어는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현실 속의 진짜 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다시 현실 속의 영화가 되기도 하는 삼중 구조. 그리고 영화 속의 인물과 현실 속의 인물은 같은 캐릭터지만 다른 인물이었다. 현실 속의 마놀로 신부와 이야기 속의 마놀로 신부는 달랐고 현실 속의 앙겔(후안)은 이야기 속의 이나시오였다. 진짜 반전은 나중에 진짜 마놀로 신부가 밝히는 진실과 실제 이 영화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한 인물이 아니었던, 실제 모습이 다소 실망스럽기까지 했던 이나시오였다. 마지막에 실화를 영화로 구성한 듯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자막 처리 한 점도 상당히 좋았다.

이 영화에 대해서 논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것이 동성애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된 영상을 접하면 좀 당황스럽다. 그저 인간의 금지된 욕망으로 이해해야 할까, 아니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 성향으로 이해해야 할까. 전혀 여성스럽지 않은 남자가 긴 금발 가발을 쓰고 진한 화장을 하고 거대한 가슴에 짧고 화려한 치마를 입고 울퉁불퉁한 근육질 다리로 높은 하이힐을 신고 뒤뚱거리면, 그냥 불편하다. 언젠가 호주에서 얼굴에 거뭇거뭇 수염이 보이고 알이 밴 다리를 감출 수 없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던 두 명의 남자들을 보았을 때 느꼈던 기분이 든다. 그냥 웃음이 나온다. 세상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고, 그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막상 내 눈으로 확인하면 현실이 아닌 농담을 보는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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