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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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슈퍼스타즈라...그들이 생겨난 해는 1982년이다. 참고로 나는 1980년생이다.
작가의 말대로 결핵 예방주사를 맞고 결핵에 걸린 어린이들과, 삼보 베너호의 승무원들과 미국과 인도와 북 예멘의 재해자들과, 팔레스타인의 난민들과, 포클랜드전의 부상자들과, 그 해에 사망한 모든 이들과, 김득구와 조오련과 브레주네프로서는 꽤나 섭섭한 일이겠지만 그에게는 프로야구 개막으로 인해 그랬거나 말거나 했다면 그들이 그랬거나 말거나 세 살인 나는 엄마 젖꼭지가 더 좋았으니 섭섭해도 난들 어쩌랴.
그럼에도 은근히 기대되는 이유는 이미 관람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때문이었다. 만년꼴찌들의 이야기, 나는 이 책이 그 영화를 소설화 한 것이거나, 이 소설이 그 영화로 둔갑했다고 생각했었다. 단,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책을 잡고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식음을 전폐했고 모든 움직임을 최소화했으며 비밀을 좋아하는 화장실마저도 이 책과 함께 했다. 내가 이 책을 접한 후로 한 것이라고는 오로지 숨쉬는 것과 약간의 생리현상, 그리고 책 읽는 것뿐이었다. 비록 책 읽는 습관이 생활화되어있지 않아서 이 책의 끝을 보기까지 일 곱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감격했다. 책의 내용이 좋은 것은 당연했다만, 나도 모르는 나의 끈기와, 나의 문학적 태도에 내 자신에게 그만 새삼 놀라고 만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내 마음에 잉태된 문학의 양분과 흥분되는 집필의 정열로 컴퓨터에 앉았다. 비록 시계가 새벽 4시를 넘어 늙을 대로 늙어가고 있었지만 거짓말 빼고 나는 내가 내일 수업에 지각을 하더라도 이 감정을 지금 고스란히 남겨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박 민규라는 작가의 글은 묘한 위치에 끼어있는 듯 하다. 구구절절 세익스피어 대사처럼 두 번, 세 번 곱씹어야 하는 머리 희끗한 분들의 수학 같은 문장도 아니요, 요즘 애들이 정보의 범람으로 자기 식대로 홍보를 위한 용도로 쓰는 마구잡이 글도 아닌 그 중간에 불쑥 튀어나온 작품처럼 느껴졌다. 크게 이 작품은 인간과 같이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겠다. 유년, 청년, 장년인데 이야기 역시 그러하다. 꿈과 희망의 슈퍼맨을 꿈꾸던 유년시절, 그리고 소속과 계급에 치우쳐 9회말 투아웃 쓰리 볼의 위기상황까지, 그리고 낙마해 두 번 다시 걷지 못하는 슈퍼맨마저도 희망을 줄 것 같은 소유자로 변모케 할 정도의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장년의 모습, 이렇게 세 이야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한 인간의 변화 속에는 늘 삼미 슈퍼스타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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