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가족의 탄생-지리멸렬한 가족의 유쾌한 탄생
- 최초 등록일
- 2006.06.08
- 최종 저작일
- 2006.06
- 2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500원
소개글
영화 감상문입니다.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탄생”이란, 새로 시작하는 시점이면서, 거창하고 성대하게 기념비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단어는 지극히도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는 우리의 일상의 한자리일 뿐이고, 조선 왕실이 아니고서야 가족이란 끝이 있다거나, 새로운 시작이 있을 수 없는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 두 단어가 만나고보니 전혀 새로운 뉘앙스를 갖기 시작한다.
연애는 한 남자와 한 여자, 단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일까? 우리는 흔히, 결혼을 이야기할 때 “집안과 집안의 만남” 이라는 말을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은 애증의 관계를 파도처럼 끝없이 넘나든다. 상대의 20여년은 모른 채,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 <가족의 탄생>에서 채현(정유미 분)과 경석(봉태규 분)은 사랑에 빠져있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경석은 채현이 누구에게나 베푸는 지나친 친절을 질투하고, 채현은 그런 경석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한다. 사랑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대상. 그 결정적인 이유는 그들의 지난 20여년을 모른다는 점이며, 그 20여년의 시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들의 가족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족의 탄생>은 채현과 경석의 잠재적인 가족을 탄생시키기 위해 그들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영화다. 채현이 헤픈 이유와 경석이 조바심 내는 이유를 그들의 가족사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단어에 ‘탄생’이란 단어를 붙일 때는 축복의 의미와 함께, 탄생의 순간까지의 고단한 준비의 시간이 있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새로운 커플의 탄생은 그들 가족의 역사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가족사의 시작이기도 하다. 경석이 채현의 가족을 만나는 순간을 <가족의 탄생>은 두 집안이 만나는 거창한 순간으로 축복하고 있는 것이다. 탄생은 역사를 내포하고, <가족의 탄생>은 가족의 역사를 이야기 해 간다.
아마도, 감독이 가장 고민한 부분은 여기서 부터였을 것이다. 과연 지극히 일상적인 가족사를 서사적으로 열거한다면, 경석과 채현 커플의 탄생이 새롭게 비춰질 수 있을까? <가족의 탄생>은 경석과 채현의 가족들을 영화의 시작과 함께 흩어 뿌린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류의 옴니버스 구조로 시작하지만, 영화 속의 인물들이 시간의 순서로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각각의 인물들은 하나의 가족이 되어간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