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인간 조건 (앙드레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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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인간 조건 (앙드레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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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욱, 왜 그래? 토할 것만 같니? 하긴 보이는 것들이 마음에 들리 없지. 벌레처럼 득시글거리는 존재들과 피비린내. 또 그것들에게서 이상야릇하게 풍겨나오는 죽음의 냄새와 신음 소리들. 온몸에서 소름이 돋을 것만 같기도 하겠군. 자네의 불편한 표정, 충분히 그럴만하군. 좋아. 인정해. 그러고 보니 자네 말마따나 이건 `테러리스트들의 집단 병동`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 걸.

하지만 자네 역시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어. 확실히 이 병동의 이야기는, 제대로 된 테러리스트로서 행세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 진짜 무섭고도 처절한 전장은 이 병동이 아니라, 이미 자네 생활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우리들은 차라리 여기로 오고 싶어 안달하게 될 걸? 그래, 잘봤어. 여긴 모든 테러리스트들의 종착지이자 출발점이라네. 아니, 단순한 경유지인지도 모르지.

아, 참 소개가 늦었군. 여기 이 분은 `말로`라고 하네. `의사` 선생님은 아니시니 오해말게. 테러리스트들에게 호의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 것도 할 수는 없는, 나처럼 그저 무력한 사람이지. 하지만 아주 유력한 병원 관계자라네. 이 병동을 안내하는데는 이 만한 사람도 없지. 자, 그럼 피차 거추장스런 소개는 집어치우고, 병동을 둘러볼까?

둘러보기 앞서 한 가지 주지시켜두는데, 환자에 대한 예우를 최대한 갖춰주게나. 충분한 자격이 있는 자들이니까. 저들도 나름대로는 `인!간!`이란 말이지. 이게 중요해. `인간`이라는 것. 그것도 `위대함`을 갖춘. 이건 중요한 문제라네.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래. 그걸 인정해주면, 자네 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인간이란 `존재`로서의 위대함을 획득한다는, 간단히 말해 이 문제는 위대함에 대한 `순례`와 연계되는 그런 상관이 걸려 있거든. 그건 차차 알아가도록 하고, 자, 그럼, 슬슬 나서볼까?

얼마 전 중국에 혁명의 바람이 불었어.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 덕분에 이리로 실려왔고. 저 친구들은 상해 도처에서 제법 주도면밀한 코뮤니즘 운동을 주도한 모양이야. 도처에서 자행된 수많은 `도발` 덕분에 엄청난 사상자가 나왔고 모두 여기에 수용되었다네. 피와 살들이 꿈틀 댄 뒤 끝은 늘 이 모양이지. `죽음`. 엄청난 `고통`들. 저들에게는 모두 `몰핀`을 투여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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