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드브루흐]프랑크 잘리거의 라드브루흐 법칙과 법치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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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총론과제
Frank Saliger 의『라드브루흐 공식과 법치국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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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모든 제정법은 정당한 법이 되고자 하는 시도’라는 말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법이 항상 정당한 것은 아니며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다원주의 세계에서는 비단 법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항상 절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법, 규범의 경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틀을 만들어 주고, 우리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절대적이지 않다’라고만 말하기에는 그 상대성의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특히 법이 권력에 의해 상대적으로 규정될 때 발생하게 되는 불법적 행태들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이미 군사정권을 경험함으로서 그 심각성을 더욱 잘 알고 있다. 모든 제정법들이 ‘정당한 법이 되고자 하는 시도’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불법성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일반적으로 피치 못할 불법들 중 어느 정도는 법의 안정성을 위해 그 위법성을 감수한다. 그러나 그 불법의 정도가 심각하여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에는 부정당한 법이 정의-초법률적 법-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라드브루흐 공식의 개념이다.
과거 독일의 두 불법국가를 둘러싼 사법적 논쟁에서 중대한 역할을 한 라드브루흐 공식은 정의와 법적 안정성의 추구에 있어서의 합리적이고 상대적인 원리를 제시하였다. 이는 독일의 불법국가 붕괴 후의 완전한 형법적 청산을 주장했던 자연법 주의자들과 형법적 제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실증주의자들의 中道를 뜻한다. 즉, 정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위반에 대해 실정법 규정과는 관계없이 처벌을 가능하게 하되,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자연법적 청산이 주장하는 것처럼 과거청산의 도구로 공식을 남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라드브루흐 공식은 정의와 법적 안정성은 어느 한 쪽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법적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정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순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정의가 법적 안정성보다 우위에 있게 된다는 교정적인 부분을 함께 고려해 놓았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공식의 적용은 법 감정을 격분시키는 극도의 범죄적 법률에 국한 되고 법률과 정의 사이의 모순이 그러한 정도에 못 미친다면 법적 안정성을 위해 이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라드브루흐 공식의 적용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어떠한 경우가 용인할 수 없는 불법적 법률이고, 어떠한 경우가 비록 그 내용은 부정당하지만 효력을 갖는 법률인지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법률을 제정하면서 정의의 핵심을 이루는 평등을 의식적으로 부정한 경우에는 그 법률은 단순히 ‘불법’에 그치지 않고 법의 성질 자체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며-‘부정테제’, 이는 실천적 상대주의와 함께 참을 수 없는 불법 영역을 보충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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