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소개글

여성과 사회라는 교양과목에서 쓴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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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움인 루스 브램은 폐호 없이 맨움용 잠수복을 만든다는 그녀의 하우스바운드 생각에 경악한다. 그녀는 그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고 미학적이지도 않고 치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세계에서 여자들이 브래지어 없이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을 듣는 것과 같다. 현실세계에서 여성의 가슴이 관상용이라고 볼 때, 이갈리아 세계에서는 맨움의 페니스가 관상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맨움들이 받고 있는 대우는 현실세계에서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 받고 있는 것과 상통한다. 맨움은 그저 아이를 양육하고 움의 성적욕망을 충족시키는 존재일 뿐이다. 이것이 내가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으면서 유쾌하지 못한 이유다. 내가 정에 끌린 성은 움이 아니라 맨움이였던 것이다. 나는 왜 감정이입을 다른 성인 맨움에게 했던 것일까? 다른 성이지만 맨움들의 상황은 이 세계의 여성들의 겪는 상황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글의 초반부에는 움이 맨움을 아래에 두고 산다는 데 시원함을 느꼈으나, 글을 다 읽고 나면 같은 성인 움들의 모습이 결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사실상 이갈리아의 맨움의 모습이 현실세계의 여성의 모습이다.
메이드맨의 무도회를 생각해 보자. 움은 마음에 드는 맨움(몇 명 더 있어도 된다)을 선택하고 그 맨움(그렇게 하여 혹은 맨움들)과 함께 메이드맨의 방에서 섹스를 즐긴다. 나에게 창녀촌을 떠올리게 했다. 그곳에서 여자들은 몸을 가꾸고 자신을 데려 갈 사람을 기다린다. 이갈리아 세계에서 맨움들이 무도회장에서 하는 일이다. 나에게 있어 철저히 맨움=성적도구로 느끼게 했다. 그리고 읽으면서 계속 느낀 것인데, 맨움보다는 현대의 여성이 그래도 좀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이갈리아의 세계는 극단적인 설정이다. 물론 현실세계에서도 여성문제가 많다. 페트로니우스가 성폭력을 당했을 때도 어머니는 조금도 그의 상처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현실 세계의 반응보다 훨씬 냉대하다. 그의 아내 될 사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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