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감상]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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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PAF(Official Invited to Seoul Performing Art Festival)의 참가작 ‘초혼’을 보았다. 평소에 여러 종류의 연극을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초혼은 매우 생소하고 새로운 내용이었다. 제주도 근 현대수난의 역사현실을 제주도 지역의 독특한 전통연희방식인 무혼굿으로 풀어나가며, ‘굿’에서 시작하여 ‘굿’에서 끝나는 신나는 하나의 굿판. 이런 평범하지 않은 연극을, 매우 인상깊고 흥겹게 본 터라 똑같은 연출가와 똑같은 출연진의 ‘오구’ 또한 나에게 있어 큰 관심대상이었다. 많은 기대를 안고 관람한 오구, 그 오구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오구를 이해하려면, 먼저 제목 ‘오구’의 의미부터 알아야 한다. 진오귀굿, 지노귀굿으로도 불리는 오구굿은 씻김을 의미하는 ‘산오구굿’의 줄임말이다. 이승에서의 한과 업을 풀고 저승으로 가는 일종의 대중적인 굿을 말한다. 그 순서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뜬대왕(시왕가망)·아린말명(시왕말명):10명의 불교계 신령을 모셔와 망자를 잘 돌봐 줄 것을 부탁한다. ② 사재삼성:인간의 혼령을 데려가는 저승사자를 위하여 베풀어진다. ③ 말미 또는 바리공주:저승에서 영약을 구해 와 부모를 살렸다는 바리공주의 서사적 무가를 부르며 망자가 극락에 가기를 빈다. 또한 조그만 말미상을 차려, 그 위에 종이로 덮은 쌀을 펼쳐 놓고 종이를 꼬아 만든 세발심지를 다시 그 위에 올려 놓아 불을 붙인다. 다 타고난 뒤 쌀 위에 새겨진 망자의 발자국을 보고 앞으로 무엇으로 태어날 것인지를 점친다. ④ 도령돌기:왕녀의 복장을 한 무당이 제상 둘레를 돌면 고인의 옷을 든 가족들이 그 뒤를 따르면서 바리공주가 망자를 저승까지 올바로 인도하기를 기원한다. ⑤ 베째:이승다리와 저승다리를 상징하는 무명과 베 헝겊을 무당이 몸으로 찢어내어, 그 길을 통해 망자가 저승에 보내졌음을 묘사한다. ⑥ 상식:가족이 망자에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권한다. ⑦ 뒷영실:망자의 옷과 신을 착용한 무당을 통해 망자의 혼이 가족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다. ⑧ 시왕군웅:저승길을 담당하는 군웅신에게 망자의 안전한 여행을 부탁한다. ⑨ 지노귀뒷전:굿에 참석했던 잡귀·잡신과 조상들의 혼령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굿을 마친다. [백과사전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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