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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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 사랑'은 제목이 암시하고 있듯이 두 개의 가능성을 가진 삶의 형태를 나르치스와 골트문트라는 두 인물을 통해 상징화하고 있다. 즉 나르치스는 수도원의 철학자로 지와 정신을, 골트문트는 애욕의 예술가로 사랑과 자연을 상징하고 있다. 이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지적이고 뛰어난 젊은 학자 나르치스와 감성적이고 다감한 소년 골트문트와의 만남과 헤어짐, 골트문트가 이성(異性)에 눈뜨고 수도원을 떠나 애욕의 편력을 계속하면서 조각가로 성장하는 시기, 그리고 골트문트가 사형당하는 순간에 나르치스가 나타나 구출하고 함께 수도원으로 돌아와 다시 두 사람이 우정으로 맺어지고, 골트문트는 지와 사랑을 융합시킨 마리아상을 조각하고 죽음에 이르는 부분. 이렇게 세 부분이 마치 아름다운 3부작 소나타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져 감동을 주고 있다.
소설의 주된 장소는 마리아 브론 수도원이다. 여기서 골트문트는 학생으로 나르치스 조교사로 만나게 된다. 수도원의 젊은 교사 나르치스는 고귀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뛰어난 사색가로서 수도사로서의 자기 직분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간다. 그런 나르치스에게 골트문트는 존경과 사랑을 느끼고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나르치스도 신입생인 골트문트가 자기와는 달리 감성의 혜택을 받은 예술가적 천분을 지녔음을 깨닫고, 친구이자 제자이기도 한 골트문트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르치스는 예민한 감각과 영감을 소유한 몽상가요 천부적 예술가의 소질을 가진 자연인인 골트문트에게 있어선 수도원에서의 정신적 삶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또한 그는 인간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처음 보는 골트문트에게 호감을 느끼며 골트문트를 '공상이나 교육의 과오나 아버지의 훈계같은 딱딱한 껍질'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골트문트의 마음에 잊혀져 있던 어머니의 참모습을 환기시키고, 매몰된 본질적 천성을 눈뜨게 하여 이 천성에 따라 자기 자신을 올바로 살릴 수 있는 길을 걷도록 한다. 나르치스는 인간에겐 각자에게 주어진 길이 있으며 그 길에 머물러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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