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옥루몽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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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것은 홍랑이 남장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필요에 따라 그러한 변장은 얼마든지 가능한것이나, 나는 그녀가 선랑처럼 더 떳떳하게 자신이 여자임을 밝혔으면 했다. 물론 선랑의 그러한 모습은, 자신이 남자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나온 일종의 체념(꼭 체념은 아니더라도, 그런 슬픈사실- 당시에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이 슬펐을지도 모른다- 을 인정하는 마음에서 나온것인것 같다)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여자임을 행복하게 여기듯이, 홍랑도 그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도독이 이에 돈수 주왈, “홍혼탈이 비록 신을 좆아 왔사오나 시석풍진의 견마지역을 효칙함이 있사오대 그 본의로 말씀한즉 불과 제 가부를 따라 위함이니 신의 벼슬이 즉 혼탈의 벼슬이라. 미천한 여자로 청조관직을 오래 모첨(외람되이 차지함)은 불가하니이다.”비슷한 관점에서 이 대목도 조금 울컥했다. 미천한 여자라니!!! 물론 예전에는 남존여비사상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울컥했다. 잘난 사람이면 잘난 사람인게지, 벼슬에 남자 여자 따질게 무엇이 있냔 말이다.옥루몽을 구운몽의 아류작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 생각에는 소재는 비슷한데 내용은 좀 다른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었다. 옥루몽의 분량이 구운몽의 세배정도 되는 것도, 어쩌면 그런 오해를 훌륭한 묘사로 다 날려버리고 싶었기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다. 원곡을 리메이크 하는 경우에도 원곡보다 사운드를 훨씬 더 복잡하게 쓰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뭐, 이것이 적합한 예가 될 수는 없겠지만...;;
힘들게 읽은만큼,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옥루몽도 쉬운 텍스트로 나온 책이 있으려나? 그런 책이 있다면 찾아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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