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여자,정혜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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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She & Her Life : 식물처럼 살아가기
-Who Is She ?
-원래 기억하기 싫은것만 자꾸 생각나는거야
-여자 정혜, 그녀의 마취상태
-비로소 꽃이 되었다

본문내용

그저 일상적인 하루일뿐이다. 우편 취급소에서 정신없이 우편물을 분류하고, 매일 찾아오는 점심은 어디가서 먹을까 고민하며, 시장에서 나물을 사다가 다듬고, 무의미하게 흘러 나오는 홈쇼핑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이 지독한 일상의 반복은 그녀의 어제에서 이어져 온 것이며, 동시에 그녀의 내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그녀의 삶은 아침마다 부시시하게 풀어헤쳐져 있는 머리만큼이나 무료하다. 혹은 무료하기 때문에 새로울 수도 있다. 별다른 갈등없이 길에서 주워온 고양이를 키우고, 뚜껑을 접어서 컵라면을 먹고, 홈쇼핑에서 배달되어 온 김치를 맨 손으로 씹어 먹고, 멍하나 텔레비전을 응시하면서도 손으로는 마루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주워낸다. 별다른 활력도 없고, 별다른 자기 주장도 없이 흐르는대로 돌아가는 하루하루는 무표정하다.

She & Her Life : 식물처럼 살아가기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삶을 두고 무의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표정하다는 것과 무의미하다는 것이 언제나 같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 우편 취급소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단정하기 짝이 없으며, 다른 동료들처럼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소장의 꾸지람을 듣는 일도 없다. 가만히 보니까 일도 어느정도 능숙하게 잘하는 듯 싶다. 전후 문맥으로 살펴보기에 그녀가 타인들과 능숙하게 교류하지 못하는 사회성이 결여된 캐릭터임은 분명하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그녀의 은둔(隱遁)은 요즘 회자되는 코쿤족이나 히키코모리와는 또 다르다. 그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세상에서 드러나지 않게 살아가는 것일뿐이니까. 식물처럼 그 자리에서 조용하게 말이다. 꾸지람을 듣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녀가 평균적인 수준 이상의 일을 해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애초부터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