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레시아스를 읽고

목차

없음

본문내용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저자는 그녀의 뛰어난 글 솜씨에 가려져 있는 극우적인 일본 제국주의 사상을 까발려놓는다. 이 점은 생각 없이 그냥 읽어서는 전혀 신경 쓸 수 없는 부분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은 '좋은 정치는 민주주의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등 극도로 탈 이데올로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한창 '뜨는' 시절에 그 책들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에서도 보이듯, 골치 아픈 얘기 안 하고 철저히 오락 위주로 쓰인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은 탈 정치화된 대중에게 잘 먹혀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탈 이데올로기는 그 자체로 고도로 조직된 이데올로기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에 있어서 종교와 도덕적인 면을 배제하였다는 점에서 천재적인 사상가이다. 그러나 시오노 나나미는 그 점을 강조하면서 자기가 좋아한다는 마키아벨리의 말들을 '문자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이데올로기를 배제하자고 하면서 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은 강조하고 있으며 '이상적인 지배자 로마 제국' 이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까지 강요하고 있다. 그 자신의 글 솜씨와 언론의 '무비판적인' 서평으로 포장되어 필수교양서 정도로 읽히고 있는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공격은 그래서 가치 있다. 여기에서 저자가 비판하는 것을 좀 더 살펴보면 첫째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 제국을 이야기 한다고 하지만 그것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를 설파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로마인들이 이민족에 대해 너그럽고 관용적으로 지배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더 나아가 로마는 정복한 지역의 경제적 번영을 도와주는 민족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증거로 소위 로마의 도로망을 건설해 주었다는 것이다. 로마가 순순히 항복해온 이민족이나 노예에 대해 다른 민족보다 관용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들이 이민족 좋으라고 도로망을 건설하고 관용적이었다기 보다는 자신들이 통치하고 착취하기 좋게 하려고 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