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밀애`에 대한 여성입장에서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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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인규분)의 푹 파인 눈에 드리워진 그림자와 김윤진(미흔분)의 절제된 표정이 이 영화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듯 하다. 변영주 감독은 기존의 ‘낮은 숨소리’. ‘숨결’등의 다큐멘터리에서 밀애라는 영화를 통해 장편영화 감독이라는 명단에 이름을 멋지게 내 걸었다. 여성감독으로서 독특한 카메라기법을 통해 주인공들의 절제된 대사 및 표정연기와 화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영상미를 통해 은밀한 사랑이라는 소재로 불륜이라는 말이 어색할 만큼의 격정멜로를 표현하였다. 18세기 독일의 젊은이들에게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책으로 많은 염세주의적 사상을 안겨주웠던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은 듯한 염세적이고 다소 사상이 의심스러운 의사와의 不倫을 소재로 하였는데, 영화개봉당시 주인공인 김윤진이 말하였듯, ‘불륜을 소재로 하였지만 불륜이 아닌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이다. 이 말속에 담긴 아이러니! 윤리적인 것이 아니라는 뜻에서의 불륜과 서로의 배우자가 아닌 타인과의 사랑...그럼 이것은 윤리적이라는 것인가? 한낱 치정에 얽힌 지저분한 소재를 가지고 변영주 감독은 배경과 등장인물들간 대사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사랑이라는 포장지로 아름답게 만들었다. 여성감독만의 섬세함과 감정이 녹아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남자배우 이종원의 어리숙한 연기가 영화의 작품성을 깎아내렸지만, 감독의 카메라 시점은 그러한 단점을 충분히 커버했다.

참고 자료

영화 "밀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