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강독] 운영전과 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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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은 안평대군의 궁녀이다. 평생동안 궁궐문을 나가서도 안되고 그 어떤 남자와도 사랑을 나눌 수 없는 가혹한 운명. 이것이 운영의 규정지어진 삶이다. 그러나 피가 뜨겁고 외로움이 컸던 운영은 김진사와 이루지 못할 사랑에 빠지고 끝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운영은 안평대군으로 대표되는 봉건적 체제의 희생양이며 어쩌면 소극적인 운명의 체념으로 죽음을 선택했던 여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운영은 여성으로서의 욕망과 세상을 자유로이 날고 싶은 인간적 욕망을 자각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안평대군이 죽임으로써 죄를 물으려다가 목숨을 살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죽음을 선택했고 자신의 사랑을 완성한다. 그녀는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는 없었지만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인간으로 남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의 죽음은 사랑을 위한 치명적인 선택이며,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세계에 대한 치밀한 복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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