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청구영언의 사설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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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평시조만 배우다가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양의 사설시조를 읽으니, 평시조와 많이 비교가 되었다. 평시조는 일정한 형식과 음보에 맞추어 지어졌고 또 짧기 때문에 읽기에 편했었는데, 사설시조는 너무 길고 일정한 형식도 없이 길어서 읽기가 조금 힘들었다.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도 헷갈리고, 일단 너무 길다보니 정신이 없었다. ‘이거 왜 이렇게 길어’라고 약간은 짜증 섞인 불만이 생길 때쯤, 마침 라디오에서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노래 ‘새’가 나오고 있었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사설시조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별한 형식 없이 아무렇게나 자신의 감정을 토해내는 그 노래는 자신을 차버린 여자에게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사설시조가 평시조와 같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길게 자신의 감정표현을 하는 모습과 닮아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사설시조와 랩이 갖는 공통점이 의외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평시조가 유행하던 때에 갑자기 등장한 사설시조가 불러일으켰을 반응과, 발라드와 약간의(?) 댄스가 유행하던 우리 나라에 랩이 처음 등장해서 불러일으켰을 반응이 그러하고, 사설시조에서 직접적인 표현보다 비유가 많은데, 랩에도 심의규제나 특정대상에게 반감을 살 수 있는 우려 때문에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닮은 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닮은 점은 애정에 관한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사설시조와의 거리감(아주 오래 전에 지어진 점, 못 알아보는 글자나 한자가 있다는 점, 지금과 많이 다른 사회적 배경에서 지어졌다는 점 등)을 조금 덜어주었던 것 같다.

참고 자료

청구영언-김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