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김약국의 딸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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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엽기적인 공포영화를 본 듯 내 머리는 잠시 어지러웠다. 가족사 소설이라고 해서 애틋한 사랑만을 기대했던 내게 책을 덮는 순간 느껴지는 미묘함은 이제껏 읽어왔던 책에서는 보지 못한 깊은 어두움이었다. 비극. 끝으로 한없이 깊은 곳으로 치닫는 잔인한 장면들이 한동안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처음부터 소설은 처절했다. 물론 뒤에 나오는 사건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아니 어쩌면 이건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 난 첫 장면이 이 소설의 가장 잔인한 장면이기를 바랬다. 그렇게 되리라 믿었다. 조금씩 밝아지는 소설이 되기를 난 내심 바랬다. 내 예상은 조금은 좋은 것도 나오지 않을까 하던 나의 기대는 책을 덮을 때 무참히 깨어졌다. 그래도 조금은 행복한 모습을 바랬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마지막에 행복이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만도 했지만 너무도 비극적인 삶들의 연속이라 어쩔 수 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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