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남훈 씨의 대화법 - '플라멩코 추는 남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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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모어를 쓰는 사람끼리도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서로를 오해하고 마음이 상해 다투기도 한다. 한마디 말 때문에 상대방의 말에 절망하고 그 한마디 말 때문에 누군가를 평생을 원망하기도 한다. 평생을 그렇게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말을 버리지 못한다. 그 자기언어를 버리고선 대화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훈 씨 또한 자기만의 언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남훈 씨는 자신의 생각과 말이, 그리고 행동이 ‘흠잡을 데 없이 완전’하다고 믿는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스스로 과신하여 부족함이 없다고 믿는 것이다. 남훈 씨의 잘못된 믿음은 굴착기를 처음 보러 온 ‘늙다리 청년(김태희)’과의 대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남훈 씨는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굴착기에 대해 만족할 만한 평가를 내놓지 못하는 ‘늙다리 청년’을 성에 차지 않아 한다. 대뜸 거래 조건을 높여 부르면서 ‘늙다리 청년’이 자신의 굴착기에 얼마나 진심을 보이는지 시험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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