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론] 김승옥-무진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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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저 크게 나무랄 데 없는 평범한 삶이지만 나는 항상 아쉬움이 가득하고 '이랬다면…'하고 또 다른 생활을 꿈꾼다. 그리고 그 바람이 커져서 만들어 낸 나에게만 존재하는, 내가 신이 되어 원하는 대로 연출하는 세상이 바로 무진 여행담을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무진기행〉의 주인공은 작가인 김승옥씨 자신이기도 하고, 이 소설을 읽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기도 하다. 약간 아쉬운 것은 〈무진기행〉의 결말 부분에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표지판이 아니라 또 다시 안개가 나온다던가 했더라면 무진행이 꿈이 만들어 낸 환상이라는 점을 더욱 진지하게 주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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